3월말 기준으로 청년실업률이 11.6%를 기록해 청년취업 빙하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악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 따라 청년고용 상황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유, 전자제품, 자동차 산업 등의 제조업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서울, 부산, 대구 등의 청년고용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1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서울 및 광역시별 청년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7년 서울과 6개 광역시의 15~29세 청년 실업률을 분석한 결과 대구는 3.5%p, 부산 2.8%p, 서울 1.8%p 각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전의 청년 실업률은 1.2%p, 광주는 0.1%p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14.1%인 대구였으며 이어 대전 11.5%, 서울 10.1%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은 9.3%로 전국 평균(10.0%)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산업생산과 기업심리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제조업의 생산 증가율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제조업 생산, 기업 심리가 지역별 청년고용 격차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012~2017년 기간 동안 청년 실업률이 악화된 이들 지역의 제조업 연평균 생산 연평균 증가율은 서울 1.3%, 부산 1.3%, 대구 1.2% 등을 기록했다.

반면 청년 실업률이 하락한 대전은 3.1%, 광주는 3.5%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BSI지표도 최근 5년간 대구(-16p), 부산(-21p)에서 후퇴했지만 대전에서는 4p 상승했다.

기업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청년 취업의 주된 방법인 신입 직원 채용에 소극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서울의 경우 일자리가 풍부해 외부로부터 청년층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대도시의 특성이 반영돼 청년 고용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대전과 광주의 경우 전자제품, 화학제품, 자동차 산업의 생산이 지난 5년간 크게 증가한 점이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반면 대구, 부산은 섬유 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전자제품, 자동자 산업의 생산 증가도 상대적으로 낮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역별로 거시경제, 산업구조, 청년 고용시장 등의 수급 상황이 다르므로 이를 반영한 청년 고용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이중 구조, 구인·구직 미스매칭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