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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로 휘청이는 ‘르쌍쉐’...경영 정상화 ‘빨간불’

생산·판매량 저조에 임단협 불발...벤츠·BMW에 판매량 밀려
현대차·기아·벤츠·BMW...‘4강구도’ 재편된다는 시각도 나와
“한국형 선진 모델 수립...정부, 회사·노조 사이 균형 잡아야”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완성차 업체 간 양극화가 심해진 가운데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외국계 완성차 3사(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가 판매실적 저조에 임단협 타결 불발까지, 연이은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해 상반기 완성차 생산량은 24만319대, 판매량은 8만8625대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12.3%, 35.4%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1998년 외환위기(생산 23만4699대, 판매 3169대) 이후 23년만에 최소다.

 

르쌍쉐 생산·판매량 저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밴츠와 BMW의 올 상반기 판매량이 이들 3사의 판매량을 웃돌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완성차 시장의 구도가 현대자동차, 기아, 벤츠, BMW의 '4강 구도'로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르쌍쉐 ‘지지부진’...벤츠·BMW 수입차 성장 주도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르쌍쉐 3사의 판매량은 일제히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전년 동기 대비 47.8% 감소한 2만8840대를 판매했고, 쌍용차는 2만6625대(34.8% 감소), 한국GM은 3만3160대(19.3% 감소)의 판매량을 각각 기록했다.

 

르쌍쉐의 판매량이 감소한 반면 수입차 업체는 성장세를 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4만77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났다.

 

특히 이 중 벤츠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만2170대, BMW는 42.6% 늘어난 3만6261대를 각각 판매하면서 르쌍쉐의 각 사 판매량을 웃돌았고, 이어 아우디 1만798대, 폭스바겐 8752대, 볼보 7629대 등 순의 판매량을 보였다.

 

◆ '노조리스크’에서 ‘주인 찾기’까지...르쌍쉐, 경영 정상화는 ‘빨간불’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와 신모델 부재, 경영 위기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해 고객층이 이탈한데 이어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해결되지 않는 임금·단체협약, 그리고 몇 달간 이어진 쌍용차의 주인 찾기로 르쌍쉐의 경영 정상화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먼저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차는 수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지난 27일 진행한 본 교섭에서도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한국GM은 지난 22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지난 27일 찬반투표를 진행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현대차와 같이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결국 51.15%의 반대표로 부결됐다.

 

이에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내달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이 예정된 기아 노조와 같이 올 하반기까지 ‘노조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다만 기아의 경우 2분기 실적 발표로 전년 동기 대비 924.5% 증가한 1조4872억원의 영업이익을등 높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차나 한국GM과의 임단협에 대한 부담감 차이는 극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임단협 타결 스타트를 끊으면서 다들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이 타이밍에 노조 파업이 일어나면 국민들이 보는 시각도 부정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는 이번 M&A 투자자 선정 여부에 사활이 달렸다.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회생계획 인가 전 M&A절차를 진행중인 쌍용차는 이날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국내외 총 9개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중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내달 2∼27일 예비실사를 진행, 내부적으로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말 가격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국내 노사분규 문제 심각...정부에서 균형 잡아야”

 

매년 자동차 업계가 파업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완성차 5사 중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인 쌍용차를 제외한 4사 노조는 지난 10년간 줄파업을 벌여왔다.

 

기아 노조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파업이라는 기록을 수립했고, 올해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11년의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한국GM 노조도 2014년, 2015년,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진행했으며, 르노 삼성 노조도 2018년 이래 줄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필수 교수는 이러한 국내 노사분규 문제에 대해 “국내가 사업하기 힘든 구조로 바뀐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나 시장 성장 등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국내 노사관계가 나쁘게 가고 있고, 또 이를 정부가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1년단위 임단협, 현장파업, 대체인력 투입 등에 대해 “미국은 현장 점거가 불가능하고 경영주가 대체인력을 넣을 수 있다. 또한 임단협 기간이 최소 3년에서 5년이다”며 “선진국에서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임단협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이후에 총회의 투표를 거치는 것에 대해 “1년내내 임단협 하다가 볼일 다 본다. 웃기는 이중구조”라며 “하다하다 안되면 다음 해로 넘어가 임단협을 한 해에 두 번 하는 웃지 못할 장면도 연출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경직된 국내 노동법과 정부의 노동 프랜들리 정책을 이러한 악조건의 배경 중 하나로 꼽으며 “선진국을 보면서 정부가 한국형 선진 모델을 수립하고, 노사 간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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