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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0억 달러 '고속성장'...'데카콘' 목전에 둔 토스의 역량

 

【 청년일보 】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을 통해 계좌 이체를 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이는 핀테크(fintech)의 발전으로 금융 서비스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이뤄지는 기술 혁신의 덕분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쉽게말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기술을 의미한다. 은행 업무가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옮겨와 이른바 '손안의 은행'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분야에 '토스'로 알려진 (주)비바리퍼블리카가 중심에 있다.

 

모바일 금융 앱 토스(toss)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현재 기업가치는 무려 8조4000억원이다. 3년 전 국내 핀테크 업체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오른데 이어 데카콘(100억 달러 이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6월 23일 유상증자를 통해 46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산업은행이 1000억원, 미국 투자회사인 알키온이 84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주주인 알토스벤처스와 그레이하운드는 자금을 추가 투입했다.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를 74억 달러(약 8조4000억원)로 평가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8월에도 35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3조1000억원이었다. 불과 10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높아지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금융지주가 등장한 지 20년 되는 해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금융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법을 제정, 2001년부터 시행했다. 이후 몇 차례의 인수합병(M&A)을 거쳐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권이 이들 '빅4'사들의 경쟁 구도로 재편된 것도 10년이 됐다.

 

4대 금융지주는 오랫동안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들은 얻은 수혜는 많이 않았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소위 '땅따먹기 게임'에만 몰입해왔다. 지금 현재도 진행형이다. 또한 여전히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사그러들지 않고, 인사 때마다 어느 은행 출신인지 따지는 연공서열의 그늘이 거치지 않고 있다. 즉 혁신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현재 기업가치는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 8조6000억원과 맞먹는 것이다. 몸값이 과대평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시가총액 23조원의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금융지주(21조원), 하나금융지주(14조원) 등으로 고착돼 있는 기존 금융 생태계에 충격과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가 매번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설립 이후 5년간 쓰라린 실패를 맛봤고, 토스의 시작을 알린 간편 송금 서비스는 9번째 비즈니스 아이템이다. 하지만 지금 비바리퍼블리카는 스타트업 특유의 속도전,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속성인 혁신 경쟁이 결합돼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회계연도 3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올해 계열사들의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토스코어,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토스페이먼츠 등의 금융권역별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상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3월 토스증권의 영업을 시작했고, 오는 9월에는 토스뱅크가 출범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처럼 은행, 증권, 보험, 전자결제에 이르기까지 금융 전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핀테크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앱을 여러 개 내놓지 않고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슈퍼 앱(super app)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앱 하나로 송금과 결제는 물론 카드 관리에서 주식 투자 등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실제 토스증권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토스에 추가했다. 이는 2030세대 초보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물론 주식 제공 이벤트나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 등 리워드 앱으로서의 기능도 뛰어난 토스의 특성이 흥행에 한몫했다. 

 

토스증권은 출범 후 3개월 만에 누적 계좌수 350만을 유치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곧 영업을 개시할 토스뱅크가  시장내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토스의 지난 6월 사용자는 1404만명으로 기존 모바일 금융 앱 1위였던 카카오뱅크의 1303만명을 추월했다. 직전 3월 조사와 비교하면 카카오뱅크는 15.5% 늘어난 반면 토스는 두 배가 넘는 34.5%나 급증했다. 1인당 월 평균 앱 사용 시간(28.5시간)과 사용 일수(11일)도 토스가 카카오뱅크를 앞섰다는 점은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전략도 공격적이다. 최근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의 송금 수수료 완전 폐지를 선언했다. 모든 토스 이용자에게 송금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하겠다는 의미다. 그 이전에는 월 10회까지 무료였고, 이 횟수를 넘기면 건당 500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활용하는 송금 영역에서 심리적 장벽을 제거해 고객을 최대한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부에서는 모바일 금융 앱만으로는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쇼핑, 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금융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었지만 금융에 기반을 둔 토스는 이 같은 연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토스가 기존 금융 서비스에 메신저 기능을 추가한 이른바 '토스톡'을 통해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에 메신저 기능을 추가한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무근은 언제든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데카콘을 목적에 둔 국내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서는 모든 영역이 '블루오션'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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