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문송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로, 인문계 학생들의 낮은 취업률을 반영한다. 인문학으로 분류되는 대표 학문은 더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교양이 아닌 단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학과로 낙인 찍히고 있다. 이렇듯 문과를 도외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신경망 기계 번역을 예로 들 수 있다. 신경망 기계 번역은 조경현 교수가 고안한 번역 시스템이다. 딥 러닝을 통해 문장의 맥락을 파악해 번역하는 방식으로 오역을 줄인다. AI 알고리즘으로 언어를 번역하는 것처럼 과학기술과 인문학은 절대 무관하지 않다. 인문학은 과학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함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가령 자율 주행 자동차를 고안하는 과정에도 트롤리 딜레마라는 윤리적 문제가 동반된다. 직진하면 5명이 죽고, 방향을 바꾸면 1명이 죽게 되는 상황에서 자동차가 어떻게 판단을 내리도록 할지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운전자와 행인 중 한 명이 다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의 윤리적 판단도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동물,
【 청년일보 】 바쁜 현대인들에게 영화 한 편 혹은 책 한 권은 사치일까? 최근 유튜브에서는 일명 ‘요약본’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영상을 시청하면 16부작 드라마를 1시간 만에, 러닝타임이 2시간 넘는 영화를 30분 만에 몰아볼 수 있다. 이는 분주한 일상으로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콘텐츠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30분 남짓한 영상이 영화의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담아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지우기 힘들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역시 해당 콘텐츠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요약본을 시청하는 인간의 심리는 지적 허영심에 가깝다”며 “관심은 있지만 시간을 투자할 마음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요약본을 보고 영화를 관람한 척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화를 한 편 감상하는 데에는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줄거리뿐 아니라 배우의 연기, 감독의 연출, OST 등 작품의 여러 요소를 분석하며 감상을 이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중들에게 이런 과정은 귀찮고 불필요한 것에 불과한 듯하다.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거나, 작품 속 숨겨진 메시지에 감탄하기보다는 깔끔하고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