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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선택 아닌 필수"...4대그룹 총수들 소통 행보 눈길

이재용 부회장, '뉴삼성' 속도···’어린이집·구내식당’ 소통 행보
최태원 회장 "회장님→토니 불러달라"···수평적 의사소통 강조
‘굿 리스너’ 꼽히는 정의선 회장, 토크콘서트 직원 ‘소통’ 눈길
외유내강 리더십 평가받는 구광모 회장, 기존 소통 방식 타파

 

【청년일보】 최근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ESG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재계 전반에 걸쳐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는 만큼 기업들은 저마다의 노력을 실천하며 높은 점수를 받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ESG 경영 전략 중 ‘소통 경영’ 개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를 구축해 그룹 전반 내 지속가능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이에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의 사내 소통 경영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면 복권된 이후 ‘뉴삼성’의 일환인 소통 경영 드라이브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회의를 하기에 앞서 이 부회장은 GEC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로 8가지 메뉴 중 일본식 비빔밥인 '나고야식 마제덮밥'을 먹고, 임직원들의 사진 요청에 응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또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 배식을 받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됐다.

 

이날 이 부회장을 보기 위해 임직원 800여명이 현장에 몰렸다. 이후엔 100여명의 아동이 다니는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피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어린이집 운영 현황과 직원들의 이용 방법, 육아휴직 등에 관해 묻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만난 이 부회장은 "엄마 아빠 어느 회사 다니니?" 등의 물으며 농담을 건넸고, 교실을 나오면서는 "아이들이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라면서 안쓰러운 반응을 표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앞서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을 마친 뒤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임직원 15명과 소규모 간담회를 갖는 등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현장의 임직원들과 대면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워킹맘 직원 간담회 이후 만 2년 만이다.

 

또한 임직원 간담회에서 출근 전 아내에게 ‘이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했다’는 직원과는 함께 사진을 찍고, 부인과 영상통화도 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엔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일각에선 향후 이 부회장이 국내외 사업장 방문을 통해 주요 사업 현안을 살피면서도 임직원과의 만남을 통해 내부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재계 총수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소통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SK텔레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사내 인공지능(AI) 사업 구성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최 회장은 5명의 아폴로TF 구성원 대표가 진행한 패널토론과 질의응답을 통해 앞으로 더 수평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스스로를 “영어 이름 '토니(Tony)'로 불러줄 것”을 요청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에는 SK그룹의 지식경영·소통 플랫폼인 이천포럼 폐막식에서 ESG 경영 실천을 촉진하기 위해 공감과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앞으로 '이천포럼'의 문호를 더욱 개방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지식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SK의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다양성과 유연성 확대 차원에서 조직의 원활한 소통을 촉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소위 '굿 리스너(Good Listener)'로 불리는 경청의 리더십으로 불릴 만큼 구성원들과 수평적 소통으로, 미래를 향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6월 정 회장은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에 직접 나섰다.

 

현대차가 주최한 행사에는 정 회장과 ‘마음 해결사’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참여해 직원들의 인간관계·가정·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은 오 박사에게 세대 간 간극 해소 방법과 직장에서의 바람직한 소통 방식 등을 질문하며 소통 경영을 보였다.

 

토크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정 회장은 전 직원들에게 "모든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일"이라면서 "여러분들이 긍정적 생각을 갖고 목표를 이루고, 또한 회사도 잘 되게 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주요 그룹 4대 총수 중 막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우 재계 안팎으로부터 외유내강의 질문·소통형 리더십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현장에 방문한 구 대표는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과 전략을 살피고 임직원들에게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며 소통했다.

 

당시 구 대표는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면밀히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소통 방식도 기존과 차별점을 뒀다. 기존 강당 등의 공간에서 한정된 임직원들이 모여서 하던 오프라인 시무식 형태를 지난 2019년부터 없애고 PC나 모바일 기기로 신년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간, 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LG 전체 구성원과 더 가깝게 소통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구 회장은 LG트윈타워 내 구내식당이나 흡연장소에서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제계 전문가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날 기업들은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경향이다”면서 “소통, 상호간의 신뢰라는 가치 차원에서 꾸준히 임직원들과의 만남 및 현장 경영 시찰을 한다면 지속성장이 뒷받침될 것이다”고 전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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