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외교부는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 한국 정부를 향한 강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하이밍 대사를 불러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면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는 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 현장은 현장 취재진에 공개되고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대사가 주재국 정부에 대해 이같이 노골적 비판을 가하면서 외교적으로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호진 차관은 다수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한중 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9일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경제안보외교센터 개소 1주년 기념 포럼에서 "외교 관례라는 게 있고 대사의 역할은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지 오해를 확산하면 안 된다"며 "도를 넘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