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국내 유통업계에 파란을 예고했다. 한국 브랜드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국내 유통업계에 불어올 파급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알리 "한국 내 물류센터 고려"…파트너사 CJ대한통운엔 '호재'
(中) 알리 "국내 중소기업 수출 통로"…'중기상생' 나선 쿠팡 '경쟁' 촉각
(下) 알리 "가품 근절·고품질 선언"…'다품종·저가' 전략 '다이소'와 경쟁구도
【 청년일보 】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며, 한국 내 물류센터 구축에 대해 '고려 중'이라는 긍정적 입장을 내놓아 국내 유통가에 파란을 예고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의 국내 물류센터 구축 소식은 CJ대한통운엔 호재로, 국내 이커머스 강자 '쿠팡'엔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알리는 앞서 지난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유통가 화제로 떠오른 '국내 물류센터' 구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레이 장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려 중"이라면서 "구축을 한다면 그 시점은 내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셈법이 가능한 건, 파트너사인 CJ대한통운의 보조가 있기 때문이다.
알리는 지난 3월 '1천억원 투자'를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같은 시기 CJ대한통운은 발 빠르게 알리와 국내 배송 전담 협약을 맺고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로써 CJ대한통운은 알리의 한국 내 배송을 독점했고, 알리는 CJ대한통운의 인프라로 직구 상품 배송을 3~5일로 절반 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
CJ대한통운의 발 빠른 움직임은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 늘어나는 '해외직구'에 알리는 빠르게 한국 시장에 안착했고, 그 덕에 CJ대한통운 역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와이즈랩·리테일·굿즈'가 지난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 내 알리앱 사용자 수는 551만 명으로 이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9% 증가한 수치였다.
그 영향으로 CJ대한통운 내 알리 배송 물량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3분기 CJ대한통운이 배송한 알리 물량은 900만 박스 이상으로, 올해 1분기 350만 박스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지난달 16일 기준 7만9천200원에서 이달 6일 11만7천500원까지 1.5배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에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24일) 대목과 함께 유통업계 내에서 알리의 한국 내 물류센터 구축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한 시기다.
더욱이 레이 장 대표는 지난 6일 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탄탄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물류센터 구축 시 신설 대신 CJ대한통운 인프라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알리와 CJ대한통운의 상생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업계에서는 알리의 국내 물류센터가 쿠팡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만일 알리의 국내 물류센터가 현실화된다면 알리의 직구 배송 기간이 다시 한번 단축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쿠팡의 강점인 '당일배송' 서비스의 매력이 절감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알리는 중국 수입 비중이 높은 공예품, 전자기기 등의 품목에서 '최저가'라는 강점이 있다. 알리는 중국의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비용을 최소화한다.
쿠팡에 입점한 셀러들이 중국 상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쿠팡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업계에서 주를 이룬다.
실제로 알리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의류 품목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송이 알리 한국 마케팅 총괄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의류 구매율은 전년 대비 199% 성장했다. 특히, 올해 광군제 기간 알리를 이용한 여성고객은 전년 대비 386%까지 증가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