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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 주총 키워드 '새판짜기'...지배구조·이사회 변화 '이목'

하나금융, 이승열·강성묵 등기이사 추천...함영주 포함 3인 체제 구축
금융지주 앞다퉈 여성 사외이사 대거 추천...'교수' 쏠림 현상은 여전
KB금융, 올해는 '노조추천 사외이사' 안건 미포함...노조 "숨 고르기"

 

【 청년일보 】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그룹의 지배구조 및 이사회 개편을 시도하는 등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이승열 은행장과 강성묵 부회장을 지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하나금융지주다. KB금융지주의 경우 매년 노동조합이 상정하던 '노조추천 사외이사' 안건을 올해는 제외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4대 금융지주는 남성 중심으로 꾸려졌던 이사회에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추천하면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하려는 모습이다.

 

6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하나·우리금융)는 이달 중 주주총회를 열고 그룹의 주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 하나금융, 사내이사에 이승열·강성묵 합류...3인 체제 구축

 

먼저 KB·하나·우리금융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같은 시간에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신한금융은 26일 오전 10시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금융지주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그룹 경영진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 제2-6호 의안과 제2-7호 의안을 통해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사내이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이 행장은 지난달 15일 지주의 비상근이사직을 내려놨는데, 이번 사내이사에 합류하기 위한 사전 행보로 해석된다.

 

사내이사는 비상근이사와 달리 회사의 경영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만큼 앞으로 이승열 행장과 강성묵 사장의 그룹 내 입지는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사실상 함영주 회장을 비롯, 3인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아가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년 3월 함영주 현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둔 가운데 그를 따라 다니는 '사법리스크'가 일부 남아있는 만큼, 차기 회장 구도를 염두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함 회장은 지난달 29일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징계 취소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난 2월에도 채용관련 재판 2심에서 패소한 만큼 연임 여부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금융지주 앞 다퉈 여성 사외이사 전진 배치...교수 쏠림현상은 여전

 

아울러 올해 4대 금융지주는 공통적으로 그룹 내 이사회의 다양성 제고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전진 배치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기존 6명인 사외이사를 7명으로 늘리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각각 추천했다.

 

하나금융도 다음날 사외이사를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면서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2.2%까지 뛰었다.

 

신한금융 역시 사외이사 수를 현재의 9명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 여성 사외이사 수를 3명으로 늘렸다. KB금융은 지난해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을 여성으로 구성한 바 있다.

 

이 같은 금융지주의 여성 사외이사 증가는 국내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ESG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들은 G에 해당하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3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여성 사외이사 확대에 대한 압박 역시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통해 전체 이사 중에서 여성 비율은 약 12%고,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도 8곳이나 될 정도로 '젠더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최근 기존의 이사진에 대한 적극적인 개편을 주문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대부분이 교수 출신인 것은 향후 개선할 점으로 지적한다. 

 

올해 4대 금융지주가 추천한 여성 사외이사 총 4명 가운데 하나금융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제외한 3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를 기존 사외이사로 확장하면 4대 금융지주 총 10명의 여성 사외이사 중 교수 비율은 70%에 달한다.

 

여성이사를 전진 배치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게 금융지주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성별을 제외하고 직군, 연령 등 회사의 경영진을 견제할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실질적인 다양성 구축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단 여성교수들 뿐만이 아니라 교수들의 사외이사 진입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수들은 자신의 연구 진행과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용이한 측면이 있고, 기업은 특정 분야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KB금융 노조 '사외이사' 미추천..."향후 더 좋은 후보 추천"

 

KB금융의 경우 노조가 올해는 '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않기로 결정한 만큼, 전과는 달리 큰 이슈 없는 조용한 주총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금융노조)은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추천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주주들의 반대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KB금융 노조가 올해 '노조추천 사외이사'를 포기한 배경에는 지난해 윤종규 회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양종희 회장이 새로 취임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 회장이 현재까지 노조와 큰 충돌없이 경영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6차례나 주주총회에서 부결이 된 부분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마다 기계적으로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왔다"면서 "올해는 대내외 환경 등 여건이 무르익을 때가지 기다린 후 보다 적합한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안건 상정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 노조는 과거 채용비리 문제로 전 회장(윤종규 회장)과의 관계가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지난해 선임된 양종희 회장의 경우 노사관계에 깊이 개입하려는 의도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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