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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 '조건부 계약' 검토에...자본잠식 '고팍스' 실명계좌 연장에 '촉각'

고팍스 경영난...완전자본잠식 상태 지속
전북은행 "고팍스와 '조건부 계약' 검토"
재계약 실패하면 원화거래소 운영 불가

 

【 청년일보 】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원화 거래를 중단할 위기를 맞았다.

 

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몇 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고팍스와의 '조건부 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고팍스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전북은행은 고팍스 인수를 추진 중인 메가존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이 나와야만 3년간의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북은행은 고팍스와의 계약 만료가 오는 11일로 임박한 상황에서 우선 '조건부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팍스는 지난 2022년 가상자산 예치 운용 서비스 '고파이'의 서비스 중단 이후부터 아직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파이는 투자자에게 가상자산을 예치받아 운용한 뒤 약속된 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돌려주는 서비스다. 고팍스는 서비스 운영 중 고파이의 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 도산하면서 투자자들이 맡겼던 가상화폐를 고스란히 부채로 떠안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고파이 사태로 인한 고팍스의 부채규모는 566억원에 달했다. 공시에 명시된 부채는 가상화폐 가격을 반영해 산정된 것으로, 그 당시 비트코인은 2천800만원대였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천만원이 넘는다.

 

이처럼 고파이 사태 이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현재 고팍스의 부채규모는 1천100억원을 넘어섰다.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팍스의 자산총계는 172억원, 부채총계는 1천148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리미의 최대주주인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사 '메가존'에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스트리미 지분 67.45%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낸스는 이 중 58% 이상을 메가존에 매각하고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메가존 역시 고팍스 인수 의사가 강하다. 최근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확약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만약 메가존이 바이낸스의 지분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 방식으로 고팍스에 자금을 투입하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부채의 대부분인 피해금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재무 건정성도 회복되면서 전북은행과의 재계약에 걸림돌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수 의사를 밝힌 메가존의 부채비율도 1천100%가 넘는다는 점에서 이번 지분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메가존의 부채총계는 1조1천117억원, 자본총계는 93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천193%에 달한다.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2022년 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23년에도 908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만약 고팍스를 인수하게 될 경우 메가존의 재무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메가존이 고팍스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고팍스는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 연장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존이 '적자기업'인 고팍스를 인수할 경우 경영정상화 비용 부담 등으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라며 "자회사 메가존클라우드의 IPO를 앞둔 만큼 신중한 태도로 고팍스 인수에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고팍스와 '조건부 계약'을 검토 중이다"라며 "메가존이 고팍스에 대한 투자확약서(LOC)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만큼 금융위 판단이 나온 뒤 실명계좌 연장 여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제휴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원화거래소를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원화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필수조건인 'ISMS 인증'과 '실명계좌'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재계약과 관련해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면서도 "거래지표 등을 개선해 연간 부채규모를 덜어내고 고팍스는 투자가 가능한 회사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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