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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해외취업(下)] "해외취업 청년, 현지 범죄에 노출"...'거짓 구인광고’ 범죄행위 가담도 성행

워킹 홀리데이 범죄, 2017~2019년 총 428건…’임금 미지급’ 등 범죄 끊이지 않아
‘거짓 구인광고’로 유인해 성범죄 가해…최근 골든 트라이앵글서 취업 사기 급증
‘고수익 해외취업’ 미끼로 유인…보이스피싱·투자사기·도박사이트 개설 가담 강요

 

국내에서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워킹 홀리데이 등 해외취업은 하나의 활로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 성공사례도 적지 않으며, 정부도 워킹 홀리데이 참가 인원을 늘리는 등 관련 협약을 확대해가며 우리나라 청년의 해외취업을 적극 지원하는 모양새다. 반면 현지에서 취업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로 유인해 범죄행위에 가담시키는 수법의 취업 사기도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외취업의 명과 암을 하나씩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글로벌 일자리 먼저 경험"...정부, 해외프로그램 '눈길'
(中)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청년들"...워킹홀리데이, 잇따르는 성공사례
(下) "해외취업 청년, 현지 범죄에 노출"…’거짓 구인광고’ 범죄행위 가담도 성행

 

【 청년일보 】 해외에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현지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수익을 미끼로 유인해 불법행위에 가담하게 하는 한편,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들도 현지에서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에서도 범죄의 온상이 된 지역에 특별 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등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 워킹 홀리데이 범죄, 2017~2019년 총 428건…"호주서 피해 가장 많아"

 

8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달 5일(현지 시간) 호주 초밥 체인 ‘스시베이’가 종업원 163명에게 65만호주달러(약 5억9천만원) 상당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4개 계열사에 벌금 1천370만호주달러(약 123억6천만원)를 부과했다.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직원들 대다수는 워킹 홀리데이나 취업비자로 일한 25세 이하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불법행위를 포함한 워킹 홀리데이 사건사고가 최근 증가세에 있다. 외교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워킹홀리데이 사건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발생한 범죄는 총 428건으로 집계됐다.

 

워킹 홀리데이 사건사고는 연도별로 2017년 140건, 2018년 139건, 2019년 149건으로,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보면 폭행상해 피해가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통사고 10건 ▲절도 9건 ▲분실 7건 ▲사기 6건 ▲강간 6건 ▲강제추행 5건 ▲행방불명 5건 순이다.

 

범죄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호주로, 피해자 수 기준 전체 범죄의 67.8%(101건)를 차지했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워킹홀리데이 관련 사기 등 우리 청년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있다"며 "재외공관은 정기적으로 워홀러 대상 안전간담회, 취업간담회 등을 개최해 청년 참가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재외국민이 사건사고를 겪는 경우 영사 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들이 주된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문화적, 언어적으로 현지 사정에 밝지 않기 때문”이라며 “호주에서는 한국과 달리 도박이 합법인 데다 마약에 접근하기도 쉬운 환경이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거짓 구인광고' 미끼로 한 취업 사기 성행…코로나19 이후 '골든 트라이앵글'서 급증

 

거짓 구인광고로 해외에서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보이스피싱 등 불법행위에 가담하게 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지난해 4월에는 한국인 여성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남성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방법원에서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당 남성은 2018년 1월부터 10월에 걸쳐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라며 거짓 광고를 내 한국인 여성 5명을 유인한 뒤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면제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이 의식을 잃은 새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고, 그의 노트북에는 한국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영상물 47개가 발견됐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국이 메콩강을 끼고 접하는 산악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취업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피해자 수는 2021년, 2022년 각각 4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는 1월 한 달 새 38명의 피해 신고가 접수돼, 벌써 지난해의 40%를 넘어섰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주요 사기수법은 일명 고수익 해외 취업을 빌미로 항공 티켓을 제공하거나 숙식 보장을 해준다며 현지로 유인한 뒤 막상 도착하면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고 보이스피싱이나 도박 사이트 개설 등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방식이다.

 

지난달 18일에도 청년들을 라오스 및 미얀마로 유인·감금해 투자사기 범행을 강요하고, 230억원이 넘는 투자 리딩사기 범행을 한 조직원 18명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외교부,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특별 여행주의보' 발령…”국민 안전에 총력”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은 대사관 영사의 방문뿐 아니라 현지 경찰 등 치안당국 조차 접근이 쉽지 않아 피해 구제에 더욱 어려움이 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미얀마 타칠레익은 카지노, 유흥업소 등이 많은 우범지역으로 이곳에 우리 영사 직원이 방문하려면 미얀마 외교부를 통해 사전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의 경우 중국 카지노업체가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자치 지위를 인정받아 라오스 공안과 중국 공안도 진입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취업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태국을 거쳐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올 3월부터 태국과 라오스 접경 치앙센 국경검문소와 태국과 미얀마 접경 매사이 국경검문소 등 국경검문소 두 곳에 여행경보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 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에서 발생하는 영사조력 제공 등 주재국 당국과 협력해 우리 국민 안전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근본적인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해외취업 사기에 연루되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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