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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안정성 논란에도 "탄탄대로"...C커머스, '저가 공습'에 성장세 지속

알리·테무, 올해 초 국내 진출 본격화 이후 월간 카드 결제액 '급상승'
업계·소비자 "여전히 일회성 소비에 치중"…전문가 "경각심 가져야"

 

【 청년일보 】 제품 안정성 논란으로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이하 C커머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로 저하된 신뢰 회복과 수준 높은 서비스로 이들의 저가 상품 공습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7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및 테무 등 C커머스의 국내 월간 카드 결제금액은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알리의 경우 올해 2월 월간 카드 결제금액이 약 715억5천130만원이었지만, 올해 3월 배우 마동석과 탕웨이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며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3월에는 약 1천201억3천670만원으로 카드 결제금액이 급상승했다.

 

테무의 경우 작년 11월까지의 카드 결제금액은 약 47억4천600만원에 불과했지만, 알리의 한국 진출로 인한 C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올해 3월에는 10배 급증한 433억5천600만원의 카드 결제 금액을 기록했다. 

 

알리와 테무는 지난 8월에도 각각 1천177억7천370여만원, 461억1천250여만원 등의 카드 결제금액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모두 시기에 따라 소폭의 등락이 있지만,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이러한 C커머스의 성장세는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서울시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제품 안정성 검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소비자원은 9월 26일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용품과 에센셜 오일(방향유)에서 다수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알리·테무·쉬인 등 3개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두 품목 49개 상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37개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에 검출된 유해물질은 폼알데하이드, 벤조산, 총 호기성 미생물, 총 진균,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혼합물 등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시가 같은 날 실시한 검사에서도 C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줄(스트랩)에서 국내 기준치의 121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되기도 했다. 16개 제품 중 2개 제품 모두 본체와 줄을 이어주는 금속 스프링 부분에서 각각 121배, 74배 초과하는 납이 검출되며 국내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지난 10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가 관세청에 차단 요청한 69개 제품이 지난 1년(지난해 9월∼올해 8월)간 모두 2천558건 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안정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호기심 차원의 '일회성 상품' 소비를 위해 C커머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다양한 C커머스에서 제품을 구매한다는 30대 A씨는 "장기적으로 사용할 목적이거나 품질이 중요한 상품을 C커머스에서는 구매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주로 흥미를 끄는 이색적인 저가 상품들을 가끔씩 구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소비자 B씨는 "'럭키 박스(다양한 무작위의 상품이 들어 있는 상자)'를 구입한다는 생각으로 1만원~2만원대를 넘어가지 않는 상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라며 "진지하게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구매한다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이 하나쯤 걸리겠지'라는 장난 섞인 마음으로 C커머스를 이용한다"라고 전했다.

 

이커머스업계도 C커머스의 성장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유명 이커머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 C커머스가 이를 따라잡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C커머스가 한국 소비자의 정확한 니즈와 기대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본격화한 국내 마케팅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여전히 일회성 구매를 위해 C커머스를 찾는 것이지, 실제 플랫폼의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고가 제품을 이들 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마케팅 효과가 저하되기 시작하면 C커머스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의 성장세가 저가 상품에 치중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학계의 한 전문가는 "저가 공산품을 중심으로 C커머스가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여파가 지속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C커머스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신선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의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고, 제품 안정성 강화를 위한 협약에 참여하는 등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라며 "특히,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지 약 반년 만에 견고한 소비층을 확보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C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신뢰도 제고 ▲라스트마일 서비스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그는 "지난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저하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와 함께 판매자(셀러)의 불안감을 종식시킬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K-이커머스 기업들이 C커머스에 비해 분명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신속하고 정확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라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물류창고 확보 등을 예고한 만큼 현재의 수준에 안주하지 말고, 해당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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