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가계대출 수요 폭증으로 이자 수익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4대 금융지주는 밸류업 계획을 속속 발표하며 주주환원을 위한 적극적 행보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주요 금융지주들이 3분기까지 역대급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금리 인하기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4조9천252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2022년 3분기 4조8천876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대 금융 합산 14조2천654억원으로, 지난해 13조6천49억원 대비 약 4.8%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난 1조6천1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3.9% 증가한 1조2천38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하나금융은 20.9% 증가한 1조1천566억원으로 4대 금융 중 가장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0.5% 증가한 9천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금융권은 이번 역대급 실적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시장 금리가 떨어져 은행의 이자 이익도 함께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때도, 금리 하락기에 접어드는 올해의 경우 이자 이익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실제 은행권 주담대(고정형)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은 지난 8월 5일 3.101%를 기록하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시장 금리가 떨어졌는데도 이익은 '역대 최대'를 찍은 것이다.
이에 4대 금융은 이를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밸류업 계획을 내놓으며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KB금융은 연말 CET1(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는 잉여자본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고, 누적되는 자본으로 연중 CET1비율이 13.5% 넘어서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KB금융의 지난 3분기 말 CET1비율은 13.85%로 이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되면 이론적으로 약 2조9천억원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 순이익 규모에 따라 주주환원율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
하나금융도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방안을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3분기까지 소각한 3천억원을 포함해 올해 총 4천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신한금융은 내년 초까지 총 4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 금융지주의 견조한 3분기 실적과 밸류업 계획에 힘입어 주식시장에서도 금융주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KRX은행지수는 878.03로 올해 초 673.27에서 30.4% 상승했다. 각 금융지주 주가도 연초 대비 KB금융 68.47%, 신한금융 30.36%, 하나금융 39.95%, 우리금융 20.17% 상승하는 등 호실적을 바탕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4대 금융지주들이 3분기까지 역대급 수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하락기조로 전환하는 내년에도 여전히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 금리 인하라는 변곡점을 맞이하지만 금융산업은 전반적으로 투자수익 확대와 조달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행권 수익성은 순이자마진(NIM) 소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이어지던 대출 성장세는 올해 가계대출 관리 기조의 영향 등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으로 자금이 몰렸던 정기예금도 금리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투자 대기자금과 단기자금 수요가 늘면서 저원가성 예금으로의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NIM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대출 성장 둔화 등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면서도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개선, 신용위험 완화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으로 은행업의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