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김대환 전 대표이사. [사진=삼성카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6/art_17391053395966_b89b93.jpg)
【 청년일보 】 삼성카드가 외형성장 대신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10년 만에 카드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다만 삼성카드가 지난해 순익 1위를 기록한 건 김대환 전 대표이사가 4년여간에 걸친 내실 위주의 경영기조가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를 강조하며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핵심전략으로 제시한 김이태 신임 대표에게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천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반면 그간 줄곧 1위를 달렸던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5천72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까지 이어져오던 순위가 역전됐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두 회사간의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천8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신한카드는 7천574억원에 그쳐 약 1천3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등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4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해 연간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양사간의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김대환 전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시했던 CEO"라며 "김대환 전 대표 체제에서는 마케팅 비용은 되도록 절감하고, 영업 보다는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관리에 초점을 맞춰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경영전략 덕분에 삼성카드의 순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카드사는 전형적인 리테일사업인 만큼 마케팅 비용을 많이 투입하면 회원수와 신용판매 등은 증가하지만 순익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한 만큼 당기순익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경쟁사들이 높은 조달 비용과 경기 침체로 인한 연체율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삼성카드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3천441억원, 2020년 3천988억원이던 삼성카드 당기순익은 2021년 5천511억원, 2022년 6천223억원, 2023년 6천94억원, 2024년 6천64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삼성카드 김이태 신임 대표이사. [사진=삼성카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6/art_17391053465407_0914fe.jpg)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호실적은 김대환 전 대표가 주도한 내실경영의 성과로 분석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김대환 사장 취임 추 지속적인 비용 효율 개선을 통해 판매 관리비와 대손비용이 감소했다"며 "카드업계 전반이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고전하는 가운데, 삼성카드는 선제적으로 조달구조 장기화와 슬림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김대환 사장 취임 후 삼성카드가 연체율을 포함한 건전성 관리를 우수하게 해왔다"면서 "이에 따른 비용 집행에 대한 부담을 줄인 부분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대환 사장은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지난해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호실적이 신임 김이태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금리 인하로 카드사 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돼 카드사 영업환경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부담은 가중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김이태 신임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를 강조하며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카드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강조한 핵심전략인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는 대규모 투자가 우선되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러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며, 따라서 순이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전임 사장이 업계 최고 실적을 달성한 상태에서, 새로이 취임한 후임 사장은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삼성그룹 특유의 '1등 주의', '성과 지향주의'가 더욱 부담을 가중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임 대표가 어찌 됐든 간에 의미있는 수치(업계 1위)를 한번 찍었기 때문에 후임 대표는 실적에 대한 부담은 분명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김대환 사장 같은 경우는 삼성생명과 삼성금융그룹을 거친 '재무통'으로 카드업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면서 "고객 유입과 조달금리를 낮춰 수익성을 개선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과 연계해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등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를 강조하며 플랫폼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핵심전략으로 강조한 김이태 신임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예전부터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등 여러 플랫폼 활성화에 투자와 노력을 했지만, 실패해 여러번 철수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 초 김 대표가 추진하려는 신사업이나 플랫폼사업을 두고 삼성카드내 경영층들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카드사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카드는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본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와 쇄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이태 사장은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고, 2016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IR그룹 상무로 영입됐다.
이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전략그룹장,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대외협력팀장,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을 거친 뒤 2024년 11월 삼성카드 사장으로 선임됐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