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년 한국 경제가 민간·정부 소비 회복에 힘입어 2.1%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수출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원은 1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1.0%에 그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내년 2.1%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태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소비가 개선되고 건설·설비투자가 완만히 증가하면서 내수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축소되면 순수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의 소비부양책과 올해 지급된 소비쿠폰 효과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건설투자도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8.9%에서 2.6%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는 AI 반도체 수요가 성장세를 지지하지만 올해보다 소폭 둔화한 2.0%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총수출 증가율은 올해 4.0%에서 내년 0.8%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천115억달러에서 1천70억달러로 감소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에서 내년 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 방향, 글로벌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경로 등 물가 흐름을 뒤흔들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평균 2.4%로 올해보다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폭이 제한되는 가운데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이 수급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는 긍정적이지만, 개인투자자 이탈과 높은 신용융자 규모 등 시장 구조 변화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내년 금융산업이 저성장 환경에서 수익성 둔화와 건전성 저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업은 가계대출 제한으로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되고, 경기 회복 지연 속에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생명보험업은 고령화로 보험금 지급이 늘어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보험업도 실손보험 손실 확대와 자동차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카드업은 결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로 수익성과 건전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호금융업권은 부실채권 정리로 연체율 상승세가 완화돼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저축은행업권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가 발목을 잡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김 실장은 "저성장 고착화 탈피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상자산 제도화 과정에서도 금융안정과 이용자 보호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