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가 누적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올해 출시된 신작 방치형 RPG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방치형 장르의 초기 흥행 기준선을 다시 썼다는 평가다.
'메이플 키우기'는 넥슨의 대표 IP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방치형 RPG로, 지난달 6일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방치형 구조를 채택하면서도 성장·강화·콘텐츠 설계 전반에 RP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원작 팬들에게 친숙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4일 글로벌 앱 마켓 분석 사이트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후 45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돌파했으며, 누적 매출은 1억달러를 넘어섰다. 방치형 RPG 장르 내에서도 보기 드문 속도다.
국가·지역별 다운로드 비중은 한국이 37.8%로 가장 높았고, 미국(16.9%), 대만(10.5%), 태국(7.1%), 말레이시아(5.7%), 브라질(5.4%) 순으로 나타났다. 매출 비중은 한국이 67%로 압도적이었으며, 미국(16.6%), 대만(7.1%)이 뒤를 이었다.
다운로드 측면에서는 메이플스토리 IP 인지도를 기반으로 북미·동남아·중남미까지 비교적 고르게 확산된 반면, 매출은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 등 고소비 시장에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 확산과 수익화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후 45일 매출만으로도 올해 전 세계 방치형 RPG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작으로 한정하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동일 기간 상위 타이틀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방치형 RPG 매출 1위 타이틀인 '카피바라 Go!'는 출시 초기 45일 동안 약 3천700만달러를 기록했고, 2023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버섯커 키우기'는 약 5천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메이플 키우기'는 초기 45일 만에 이들 타이틀의 성과를 크게 상회하며, 방치형 RPG 흥행의 기준선을 새롭게 설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글로벌 모바일 방치형 RPG 매출은 일본 시장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버섯커 키우기'의 흥행을 계기로 한국 시장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며 매출 1위에 올랐다.
이후 지난달 '메이플 키우기'의 출시와 흥행이 더해지며 시장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한국 방치형 RPG 월 매출은 지난해 1월과 유사한 수준까지 재상승했고, 일본을 다시 넘어섰다. 이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 시장 간 월 매출 격차는 약 1.8배로 확대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메이플 키우기'가 단일 타이틀의 성공을 넘어, 한국 방치형 RPG 시장 전체의 매출 규모와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흥행의 핵심에는 원작 IP의 힘과 장르 문법을 확장한 설계가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메이플스토리 특유의 도트 그래픽, BGM, 캐릭터, 세계관을 충실히 구현하며 기존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 같은 IP 기반 신뢰는 출시 초기 유저 유입으로 이어졌으며, 실제로 초기 다운로드의 약 40%가 오가닉 채널을 통해 발생했다.
여기에 공격적인 광고 집행이 더해졌다. 매출 최대 시장인 한국에서는 지난달 기준 모바일 방치형 RPG 디지털 광고 노출의 8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도 37%의 노출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전체 다운로드의 56%가 광고 채널을 통해 발생한 점은 이러한 마케팅 전략의 효과를 보여준다.
플레이 지표에서도 차별화가 확인된다. '메이플 키우기'의 일 평균 세션 지속 시간은 약 12분으로 상위 매출 방치형 RPG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으며, 일 평균 세션 수 역시 약 7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방치형 장르 특유의 짧은 반복 접속 구조 위에, RPG 요소를 통해 체류 시간을 확장하는 설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한 셈이다.
센서타워 오디언스 인사이트에서도 코어 게이머, PC·콘솔 게이머 페르소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켜두는' 방치형 경험보다는 성장과 육성 루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려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서, '메이플 키우기'는 방치형 접근성과 코어 RPG 플레이를 결합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센서타워는 "강력한 IP와 RPG 중심 설계를 결합해 방치형 RPG 장르에서 이례적인 속도의 초기 매출 성장을 기록한 사례"라며 "글로벌 확산과 수익화를 동시에 달성한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