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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 개미에 책임 넘기지 말라"...해외투자 영업 ‘손질’에 뿔난 투자자들

금감원, 증권·운용사들 해외투자 현장점검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 및 광고 중단” 주문
국장 투자 유인책↑…”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금융권 “해외투자, 환율 상승의 근본 원인 아냐”
소비자 “정책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영업 행태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해외투자 이벤트 등이 일제히 중단된 가운데 이를 두고 사실상 ‘환율 잡기’란 시각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금융권 및 소비자 일각에서는 해외 투자에 대한 우회적 압박을 놓고 책임 전가라며 금융당국의 조치가 실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으리란 의견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19일 최근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주요 증권사 및 운용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 주식 및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 투자 등에 대한 실태 점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보호를 비롯해 리스크관리의 적정성 등을 확인한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계좌 중 절반이 손실계좌이며,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 대해서도 개인투자자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한편 올 들어 11월까지 주요 증권사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총 1조9천억원 가량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내년 3월까지 해외투자 관련 신규 현금성 이벤트 및 광고 등을 중단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아울러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시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광고 등이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과당매매 유발 소지가 있는 거래금액 비례 이벤트는 원천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해외투자 이벤트 등을 중단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연말까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던 미국 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내달 중 종료할 예정이다. 해당 이벤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돼 왔다.

 

키움 증권 또한 자사 텔레그램 채널인 ‘미국주식 톡톡’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미국 주식 정보를 주제로 한 채널로, 지난 7년간 국내 최대 규모로 운영돼 왔다.

 

이 외 미래에셋증권 및 삼성증권, 토스증권도 현금성 마케팅, 수수료 환급 서비스, 해외 투자 프로모션 등 해외투자 관련 이벤트를 중지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조치에 대해선 사실상 환율을 잡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중론이다.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에 근접하면서 지난달 열린 긴급 회의에서 금감원은 내년 1월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영업 행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국장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했다. 해외증시 투자자들에겐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신설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전체 내국인의 해외투자에서 개인 비중이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는데 현재는 30%를 웃돌고 있다"며 "개인 해외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지원해 외환시장 안정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권 및 소비자 일각에서는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우회적 압박이 실제 환율을 잡기엔 역부족일거란 의견이 제기된다. 아울러 소비자들로부턴 책임 전가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복합적”이라며 “환율을 잡겠다고 해외투자를 억제하는 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 소비자는 “환율이 오르는 원인으로서 해외 투자를 지목하는 건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서학개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금융 소비자는 “제도적으로 해외 투자를 감소시키려 한다고 해서 실제 환율이 내리진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는 통상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기대 손익 등을 계산해서 투자를 결정할 뿐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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