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캄보디아 대규모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단지의 핵심 설계자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천즈(38)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천즈 회장과 쉬지량, 샤오지후 등 중국 국적자 3명을 체포해 중국 당국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초국가적 범죄 소탕을 위한 중국과의 공조 작전의 일환으로, 지난 6일 진행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천 회장의 캄보디아 국적도 지난해 12월 국왕 칙령을 통해 박탈했다고 설명했다.
네트 페악트라 캄보디아 정보장관 역시 블룸버그통신에 "수개월에 걸친 중국과의 협력 끝에 체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천 회장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동남아 전역에 확산된 대규모 스캠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이들 범죄조직은 가짜 투자 상품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속여 자금을 편취해왔으며,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2023년 전 세계 스캠 피해 규모를 180억~37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카지노·부동산·에너지 등 사업을 급속도로 확장하며 성장했지만, 동시에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불법 자금 세탁의 핵심 축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천 회장은 훈 마네트 총리와 훈 센 상원의장의 고문을 지냈고, 캄보디아 왕실로부터 최고 귀족 칭호인 ‘네악 옥냐(neak oknha)’를 수여받는 등 정권 핵심부와의 밀착 관계로도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프린스그룹과 천 회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은 천 회장이 노동자에 대한 폭력을 승인하고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도록 지시했으며, 온라인 도박·가상화폐 채굴 등을 통해 불법 수익을 세탁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미 당국은 약 14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의 조직은 최소 250명의 미국인을 상대로 수백만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였으며, 일부 피해자는 가상화폐로만 40만달러를 갈취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미국인들이 동남아 기반 스캠 조직으로 인해 최소 100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영국도 천 회장의 영국 내 자산을 동결했으며, 런던에 위치한 약 1천200만유로 상당의 저택과 1억유로 규모의 오피스 빌딩 등이 포함됐다. 이후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에 있던 자산도 압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해 11월 프린스그룹과 천 회장을 포함한 개인 15명, 단체 132곳을 독자 제재했다.
천 회장의 범죄 조직은 중국인 피해자도 다수 발생시키면서 중국 정부에도 부담이 돼 왔다. 중국은 2023년 미얀마에 범죄 단속을 압박해 일부 조직 수뇌부를 본국으로 송환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의 초국적 범죄 전문가 제이콥 대니얼 심스 연구원은 "캄보디아의 중국 송환 결정은 가장 저항이 적은 선택이었다"며 "서방의 정밀한 사법 절차를 피하면서도 중국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민감한 사건을 처리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