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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석구석] ⑲ 동작구, 고시촌 허물고 들어선 뉴타운...한강 이남 '신흥 주거지' 부상

노량진 일대 대규모 정비사업 속도...수험생 떠난 곳엔 새로운 아파트
흑석·사당 재개발 릴레이와 스카이라인 변화...강남 대체 주거지 변모

 

<서울 구석구석: 공간에 새겨진 도시 변화의 서사> 시리즈는 서울의 역동적인 변화를 '공간의 재구성'이라는 프리즘으로 분석한다.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삶,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시의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 그 현장의 모습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다룬다. 도시의 물리적 변화가 개인의 일상, 경제, 문화, 심지어 정치적 지형까지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살펴봄으로써,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 19번째 장소로, 수십 년간 고시생들의 삶터였던 노량진과 한강 변 노후 주거지에서 신흥 고급 주거 타운으로 변모 중인 동작구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동작(銅雀). 구리 빛 참새라는 뜻을 지닌 동재기 나루터에서 유래한 지명은 이곳이 예로부터 한강을 건너는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음을 말해준다. 지리적으로 서울 서남권의 중심이자 여의도와 강남을 잇는 결절점에 위치해 있으나, 과거 동작구의 이미지는 노량진 수산시장과 고시촌 등 서민적이고 일시적인 정주 공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2020년대를 전후로 동작구의 공간 구조는 전면적인 재편의 시기를 맞이했다. 낡은 주택과 비좁은 골목길이 주를 이루던 한강 변 구릉지는 대규모 뉴타운 사업을 통해 서울 남부의 신흥 주거 타운으로 교체되는 과정에 있다.

 

동작구 공간 변화의 상징적인 진원지는 노량진 일대다. 1980년대 이후 입시 학원과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몰려들며 형성된 노량진 고시촌은 저렴한 물가와 좁은 고시원들이 밀집한 특유의 생활권을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온라인 강의 보편화 등 교육 환경의 변화가 맞물려 수험생 유입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노량진 고시촌 공간은 정비사업의 무대로 전환되었다.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교차하는 입지적 장점을 바탕으로 노량진 뉴타운 8개 구역의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특히 속도가 빠른 노량진 6구역과 8구역을 필두로 이주와 철거 작업이 진행되면서 과거의 낡은 상권은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모든 사업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약 9천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청년들이 꿈을 위해 일시적으로 머물던 공간이 영구적인 정주 공간으로 성격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 한강 변 스카이라인의 재편과 흑석 뉴타운

 

노량진 동쪽에 위치한 흑석동의 변화는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한강 변 구릉지에 형성된 노후 주거지였던 흑석동은 흑석 뉴타운 재개발을 통해 한강 이남 상위권 수준의 신축 스카이라인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초구 반포동과 인접한 입지 조건으로 인해 이른바 서반포로도 불리는 이곳은 우수한 강남 접근성과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가 순차적으로 입주하거나 분양을 진행하면서 흑석동의 도시 경관은 과거와 다른 질감을 보여준다.

 

이는 동작구가 강남권 주거 수요 분산 효과를 노린 핵심 권역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증명한다. 흑석 11구역과 9구역 등 남은 사업지들도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을 확정하며 공간의 고급화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흑석역 인근에 거주 중인 A씨는 "반포와 인접한 입지 덕분에 강남권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최근 신축 단지들이 들어서며 동네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정돈됐다"라며 "무엇보다 조망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 개방감이 뛰어난 한강 변 아파트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 사당·이수의 정비사업과 교통 허브의 역할

 

동작구 남쪽의 사당동은 서울 남부와 경기 남부를 잇는 광역 교통의 관문이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사당역 일대는 일평균 유동 인구가 서울 내에서도 손꼽히는 혼잡 구간으로 분류된다.

 

사당동 일대는 현재 사당·이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논의와 함께 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타운 추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수역과 과천대로를 잇는 이수-과천 복합터널 사업이 추진력을 얻으면서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사당동의 노후 주거지가 정비될 경우 동작구의 자산 가치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당동 일대는 서초구 방배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인접 지역으로 실질적인 강남 생활권에 속한다"라며 "최근 이수-과천 복합터널 등 교통망 확충 계획과 모아타운 같은 정비사업이 구체화되면서 노후 빌라촌의 환경 개선을 기대하는 실거주 수요와 투자 문의가 이전보다 늘어난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동작구의 화려한 개발 청사진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도시 계획적 과제도 산적해 있다. 노량진, 흑석, 사당 등 구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교통 혼잡과 인프라 부족 현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강 변 주요 간선도로로 진입하는 병목 현상과 사당역 사거리의 상습 정체는 주민들의 주요 불편 사항으로 꼽힌다.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정된 만큼, 구 내부를 잇는 교통망 확충과 도로 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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