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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서운 저유가"...건설사 해외수주, 유가 급락에 '삼중고' 비명

유가급락으로 공사 발주가 연기 및 채산성 악화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해외건설 수주시장이 얼어붙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가까지 급락해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비중이 높은 국내 건설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9개 국가에서 10개 사업장의 공사 발주가 연기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사례로 지난달 말 발주 예정이던 아랍에미리트(UAE) 하일&가샤 가스전 개발 공사는 이달 22일로 입찰이 미뤄졌고, 역시 3월 말 예정이던 쿠웨이트 알주르 엑화천연가스(LNG) 공사는 이달 15일로 연기됐다. 

 

여기에 페루 친체로 공항 1단계 공사는 이달 말에서 5월 말로, 홍콩 통합 크리스천 병원 공사는 3월 말에서 5월 초로 미뤄졌다.

 

또한 지난 2월 말과 3월 말로 예정됐던 카타르 담수발전 공사와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 시설 공사 입찰은 각각 4월 말과 5월로 넘어갔다.

 

해외건설 공사에서 발주처 재량에 따른 입찰 연기는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 공사의 경우 각국의 입찰 참가 회사들이 기술 제안 입찰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발주처에 입찰 연기를 요청한 경우라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과 저유가는 분명 해외 수주로 영업이익을 남기는 국내 건설사에게는 큰 타격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연기된 공사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동 플랜트 공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중국과 우리나라, 유럽 국가들에 입국제한조치가 내려지면서 공식 입찰이 어렵게 되고 있다"며 "최근 유가 급락으로 발주처들이 채산성을 우려해 발주를 연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코로나19가 전염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공사 현장인력과 수주인력 파견 등의 어려움도 건설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의 경우 베트남과 나이지리아, 알제리, 모로코, 이라크 등 28개 현장에서 직원 32명이 국내로 정기 휴가를 나왔다가 입국제한조치에 걸려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발이 묶여 있다. 

 

결국 건설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 직원에게 화상으로 수주 전략을 전달하고, 상황을 점검하는 등의 고육책을 쓰고 있다. 아울러 건설사들과 정부도 입국제한조치 해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현재 외교부에 따르면 148개국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제한 중이다. 

 

 

이런 와중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초중반까지 하락하며 신규 수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유가가 하하락할 경우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물량 축소와 입찰 지연으로 이어지고, 최악의 상황으로 공사비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965년 이후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약 8452억 7000만 달러의 공사 가운데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이 4441억달러로 전체의 53%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중동의 수주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초 수주한 114억 달러 중 중동 사업의 비중은 67억 달러로 무려 59%에 달한다. 

 

한 대형 건설사의 수주 담당 임원은 "석유화학 플랜트의 경우 산유국들이 유가가 최소 40~60달러는 돼야 채산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20달러대로 떨어지면 신규 공사를 발주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수주시장에서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저유가"라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정부와 건설업계도 국제유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신규 플랜트 공사 발주가 중단될 공산이 크다"며 "다만 유가 하락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미국과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 등을 통해 유가 반등을 꾀할 것으로 보여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시설 투자, 개발이 이뤄지고, 이로 인해 유가도 상승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에 해외건설 수주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은 코로나 여파로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올해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223억달러보다 많은 300억달러 이상으로 잡아놓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전날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해외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할 경우 이를 한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게 정책금융을 5조원+α를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증권업계는 "코로나와 저유가로 다소 위축된 해외건설 수주가 하반기 이후에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해외수주 물량이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 청년일보=임이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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