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으나 중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경주,포항을 비롯하여 수도권 일대도 더 이상 지진에 대한의 안전지대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1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한반도 내 지진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78년 관측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2016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리히터 규모로 5.8이다. 이어 그 다음해 발생한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5.4다.
최근 들어 지진의 발생 빈도는 늘어나고 있다. 리히터 규모 2.0 이상을 기록한 지진은 지난 2016년 252번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223번 등 200건이 넘는다. 이는 지난 1999년에서 2008년 1년간 발생한 평균인 70회의 3배를 넘는 수치다.
최근 3년간 지진의 발생 빈도를 살펴보면, 2018년 115건에서 2019년 88건, 2020년 6월 11일 기준 31건 등 지진의 위험이 다시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기관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주장에 적잖은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화재 방재연구소는 지진 횟수가 줄어든 것은 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한 큰 지진발(發) 여진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화재 방재연구소에 의하면 "지진 횟수가 줄었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는 경주와 포항에서 일어난 큰규모의 지진발 여진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계 일각에서도 이 곳은 약 2000여년간 큰 규모의 지진이 없던 '지진정지기' 지역으로, 꾸준히 지진 에너지가 축적돼왔다는 게 중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수도권 일대에도 분명 단층이 존재하고 있으며, 축적돼 가는 지진 에너지를 단층대가 버티지 못할 경우 한번에 터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은 언제 일어날지 현재 기술로는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내진설계 등 잘 대비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가장 지진에 취약한 곳은 서울 강남 지역이다"면서 "강북이 암지반인데 비해 강남은 지질학적으로 퇴적층인 연약지반으로, 연약지반임에도 불구 대규모 고층 건물들까지 즐비해 있어 지닌 발생 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992년 이후 건설된 건물의 경우 관련법에 의해 내진설계가 돼 있기는 하나,아파트 단지와 같이 연약지반에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1992년 이전에 지어진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이 가장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하는데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면서 내진설계에도 여러 단계가 있는데, 현재의 내진설계는 인명 안전 수준으로, 이는 건물이 진동에 끄떡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며 붕괴되지는 않지만 피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질학계 등에 따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과 인도판 충돌 지역인 히말라야 쪽, 그리고 환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일본 열도의 가운데 위치한다. 예민한 사람은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연평균 90여건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진의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는 지역이란 의미다.
【 청년일보=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