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 하나손해보험을 공식 출범시키고 이달부터 손해보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를 위해 핵심전략 방향과 임원진에 대한 구성을 완료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후 새로 개명한 ‘하나손해보험’(이하 하나손보) 출범을 선언하며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수협상을 이끌어온 권태균 전 하나캐피탈 부사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한 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새로운 임원진 구성도 마무리했다.
◆초대 대표에 '노조위원장' 출신의 권태균 전 하나캐피탈 부사장...노사 화합 속 "디지털 손보 역량 강화"
지난달 1일 하나손보는 공식 출범식을 실시한데 이어 이달 15일 조직개편과 아울러 임원진 구성도 완료했다.
우선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권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하나은행에 입사해 전략기획 및 경영지원 등을 도 맡아온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된다.
특히 하나은행 3대 노조위원장 출신이란 특이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는 한편 외환은행을 통합한 직후 인력감축 및 조기통합 등 굵직한 현안들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신임도 두터웠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위원장과 경영지원업무 등 기존 더케이손보 조직과 융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노사 양측에서 중책을 맡아본 경험이 크게 발휘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다만 은행권과 보험권의 영업행태 등 기업문화상 이질적인 측면이 크기에 이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역량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일환으로 디지털본부를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강화와 그룹 편입에 따른 부서별 기능 조정 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디지털본부엔 디지털전략팀, 디지털추진팀 등 상설 3팀과 프로젝트별 애자일 스쿼드(Agile Squad)를 운영하며, 디지털 시너지 강화를 위해 ICT전략팀을 편성했다.
기존 보종별 조직 체계에서 상품전략본부와 영업본부로 기능별로 조직을 분리하는 한편 보상조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보상부를 통합하고, 각 지방센터를 재편했다.
이에 따라 하나손보는 기존 1부사장, 5부문, 4실/부, 25팀, 6개 보상부체제에서 1총괄, 5본부, 4실/부, 31팀, 5보상부 제체로 개편됐다.

◆경영지원은 은행 출신, 상품은 외부출신 영입...정한섭 등 기존 부문장들은 내부 승진 '조직융화'
임원진에 대한 구성도 완료했다. 우선 권 사장을 보좌할 사업총괄본부장에 이번 더케이손보의 인수합병 작업에서 인수단의 부단장을 맡아 권 사장과 함께 인수 작업을 진행해온 김재영 전 하나금융지주 상무가 맡았다. 김 부사장은 주요 전략인 다지털손보사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역량 발굴을 위한 디지털사업의 본부장도 겸직한다.
김 부사장은 권 사장과 과거 하나은행과 옛 KEB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끌어온 인물로 두 사람은 하나금융지주 내 주요 업무를 공동 추진해왔던 인물로도 알려졌다.
상품전략본부장에는 수년간 상품기획 및 개발업무를 담당해온 조재경 전 삼성생명 상무를 전무로 영입했다.
조 전무는 5부문장들 중 가장 늦게 합류한 인물로, 하나손보는 당초 장기보험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삼성화재의 정 모 상무를 영입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뒤늦게 후임인사인 조 상무를 영입하면서 인사가 늦었다는 후문이다. 조 전무는 성격이 매우 급하나, 화끈한 성향으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본부장에는 기존 더케이손보에서 상품전략 담당을 맡아온 정한섭 부문장을, 보상본부장에는 장기보험부장 출신의 송정호 부문장을 각각 상무보로 승진, 선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케이손보의 경우 직책은 본부장이나 임원급 직급을 부여해 상무라는 가라 호칭을 부여해왔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에서 정 부문장과 송 부문장의 경우 각각 본부장으로 직책을 받으며 정식 상무보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반면 권순형 마케팅 겸 다이렉트사업 부문장은 광주센터장으로 수평 이동, 배치됐다.
특히 예산 등 내부 살림을 담당할 경영지원본부장에 강봉재 전 하나생명 경영지원실장을 영입, 또 다른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강 상무의 경우 1994년 하나은행으로 입사한 후 10년만인 2003년 하나은행을 퇴사하고 2004년 세계 4대 은행이던 리먼브러더스(재팬)에 영입돼 3년간 근무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어 2009년 윤인섭 당시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하나생명에 재입사, 하나금융그룹과 인연을 다시 맺은 인물이기도 하다.
재입사 직후인 2010년 2월 윤인섭 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경험하기도 했으며, 이후 대표이사 후임자로 온 하상기, 김태오, 김인환, 권오훈, 주재중, 김인석 대표이사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많은 사장들과 호흡을 맞춰온 풍부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임원은 “강 상무의 경우 전형적인 전략통으로, 하나생명에 영입된 지 10년이 넘는 만큼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그나마 높은 편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대관계가 뛰어나고, 골프와 라이딩을 즐겨하는 등 운동에도 관심이 높은 팔방미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손해보험사업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내 관심을 야기하고는 있지만 긴장할 수준의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다”면서 “맏형격인 하나생명 사례에 비춰볼 때 과연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키워 나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KB금융에 이어 하나금융지주도 손보시장 진출...'시너지 효과 내세웠지만' 보험업계내 반응은 '미지근'
이처럼 보험업계 내에서는 국내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보를 출범시켜 손해보험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파급력은 찿아 볼 수 없는 셈이다.
하나손보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혁신적인 신생활보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속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사장은 출범식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디지털 기반 ‘신생활보험플랫폼’을 신속히 구축할 것”이라며 “더불어 관계사와의 다양한 시너지를 통해 손해보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제시하는 등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기존에 더케이손보가 내외부적으로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이다. 다이렉트자동차보험으로 출발한 교원나라자동차보험(더케이손보의 전신)의 주 고객군이 교직원들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더구나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고질적인 문제가 손해율로, 이는 보험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점이며, 이에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사업이다.
더구나 주 고객군인 교직원들의 성향을 따져볼 때 보상 및 보험금 지급 등의 문제로 잦은 민원에 시달려 왔다는 점과 여전히 교원공제회가 지분 30%를 보유, 2대 주주로 남아있다는 점에서도 짧은 기간 내 관리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선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더구나 하나은행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및 관계자와의 협력 강화도 생각처럼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향후 경영상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맏형격인 하나생명의 사례를 감안할 때 그룹 계열사와의 협력 등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HSBC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하나생명(당시 하나HSBC)도 출범 당시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였으나 방카 25% 판매 제한 등 보험업계 견제와 반발에 발목이 잡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역시 계열사간 카드 및 자동차보험 가입, 대출 거래 그리고 및 은행의 거래 기업에 대한 일반보험 유치 등 이론적으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겠지만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KB금융지주의 사례를 감안하면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제대로 발휘 못해...지주 경영진의 인식 변화와 지원이 '성공관건'
KB금융지주 역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한 후 KB국민카드로 법인카드와 급여통장을 전환하는 한편 보험사 직원들은 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보험 가입을 유치했으나, 강제할 수 없었던 만큼 예상외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KB손보의 경우 한때 메리츠화재보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적자투성인 자동차보험에 대해 적극 보험영업을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간 DB 교환 등 역시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된 점을 감안할 때 용이하게 활용할 수 없게 됐다는 점 역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 한 임원은 “디지털화 시대에 맞춘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하나손보의 의도와 달리 업계 리딩컴퍼니인 삼성화재는 이미 디지털화를 추진한 상태”라며 “디지털 기반 경쟁이 진행된 상황에서 하나손보가 얼마나 차별화된 업무혁신으로 시장을 잠식해 나갈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간 시너지 효과 역시 강제할당 등을 통해 카드 및 보험, 대출, 적금 등 영업을 하려 할 경우 노조의 반발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진들이 보험사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하나손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업에 대한 인식이 기존대로 유지될 경우 하나생명과 같은 사례를 남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설립한 하나생명은 그해 3월 공식 출범식을 알리고 '5년내 업권 10위권내 진입'이란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불과 2년만에 윤인섭 초대 사장이 사퇴하는 상황을 겪게되고, HSBC도 철수하는 등 이렇다할 합작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아울러 삼성생명 및 녹십자생명 출신의 하상기 사장을 선임해 영업확대를 꾀하다가 조직의 반발 등 잡음만 야기하는 한편 김태오 사장 시절에는 오프라인 조직 확대 등 파격적인 변화도 시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역시 출범 12년이 지났음에도 생명보험업계내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일보=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