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KB금융그룹에 전격 인수되며 보험업계내 주요 관심사로 부각됐던 푸르덴셜생명의 신임 대표에 민기식 전 DGB생명 사장이 선임됐다. 이어 민 사장의 이동에 따른 DGB생명의 새로운 수장에 김성한 전 교보생명 전무가 선정됐다.
두 회사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이들의 선임 배경 및 경영스타일이 또 다른 관심사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2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의 KB금융지주로의 자회사 편입 승인 일정에 맞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개최하고, 민기식 전 DGB생명 사장을 선임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민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의결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안정적인 수익창출 역량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의 강점을 유지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이끌어 나갈 새 대표이사로 민 사장이 다양한 보험업 경험을 보유하는 등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매번 '고배' 마셨지만 ...민기식 대표, '2전 3기'만에 푸르덴셜생명 사장 "숙원사업 풀다"
민 신임 대표이사는 푸르덴셜생명 출신으로, 자산운용팀장을 거쳐 기획, 마케팅, 상품담당 임원(상무)를 지냈다.
이후 PCA생명으로 이동해 전략, 상품, 마케팅, 방카슈랑스 담당 전무를 지낸 후 다시 푸르덴셜생명으로 재영입 돼 전략, 상품, 마케팅, 영업인사 및 지원, GA담당 및 채널기획, 홍보담당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한 보험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민 대표이사의 경우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시절인 지난 2010년부터 차기 대표이사로 꾸준히 거론돼 왔으나, 손병옥 전 사장과 직전 커티스 장 사장과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결국 지난 2015년 3월 커티스 장 처브 코리아의 한국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된 후 푸르덴셜생명을 떠났다.
이후 돈가스를 주 메뉴로 한 자신의 사업체인 프렌차이즈 외식업체 ‘(주)소담’을 운영해오다가 약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지난 2019년 2월 DGB생명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보험업계에 컴백했다.
특히 DGB생명의 대표이사로 경영 활동 외에도 신개념 교육 및 콘텐츠를 전달하는 ‘오간지 프로덕션’의 연사로 등록, 강연자로도 활동하는 등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자기관리에 철저한 그는 DGB생명 대표로 이동한 직후 지점 통폐합 및 인력감축 등을 통해 내실화를 기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부실한 전속채널인 FC채널보다는 은행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영업과 GA영업에 주력해 나갔다.
이를 위해 푸르덴셜생명의 보험설계사(라이프플래너, LP) 출신인 오승원 GA채널담당 상무(오즈에프앤 전대표)와 업무지원팀장이던 계관희 부장을 각각 채널영업본부장(전무)과 마케팅전략본부장(상무)로 영입한데 이어 하웅진 GA1사업단장 등 푸르덴셜생명 인력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GA채널 중심의 영업조직을 다져나갔다.
이들이 민 사장을 따를 수 있었던 점은 그동안 민 사장에 대한 신뢰 등 푸르덴셜생명 재직 시절 평판이 좋다는 것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그를 대표이사로 결정하는 과정에 크게 감안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분한 스타일에 재무전략통 '영업조직내 신임 두터워"...윤종규 회장 결정에 "적잖은 영향 끼친듯"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민 신임대표는 성격이 매우 차분하고, 전략적인 스타일로 평가된다”면서 “대표이사 경쟁에서도 푸르덴셜생명내에서 민 사장의 평가가 좋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임 직후부터 푸르덴셜생명의 강남 사옥 이전, 사의를 표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옮긴 손병옥 전 사장과의 집무실 교체 갈등, 과도한 집무실 인테리어 변경, 잦은 업무차량 교체 그리고 양모 지점장의 자살 등 내부적으로 다소 분란을 야기했던 커티스 장 전 사장에 반해 민 사장의 경우 영업조직 및 내부 직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또한 윤종규 회장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권내 다양한 연구기관으로부터 인수 후 전략 방향 등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하는 한편 초대 대표이사 선정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은 민기식 사장을 추천 받아 평판을 확인한 끝에 일찌감치 내정한 상태였음에도, 차 모 사장을 비롯해 여럿 전직 보험사 임원 인사들이 후임자로 꾸준히 거론되기도 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민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후 윤종규 회장과 만나 서로 푸르덴셜생명 경영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다”면서 “반면 커티스 장 사장은 예상보다 빨리 후임 사장이 선임된데 대해 다소 당황했을 정도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민 대표는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출신인 만큼 사내 상황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고, 신망이 두터운 만큼 영업조직을 규합해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반면 현 임원진들은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덧붙였다.

◆'소신 강한 스타일"에 갈등 가능성도...DGB생명, 사표 즉각 수리하고 후임 대표 선정 '전광석화'
다만 소신이 강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KB금융지주와의 적잖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민 사장은 DGB생명 대표 시절 지주의 간섭을 철저히 배제하는 한편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연세대 경영학과 후배로, 회장이 직접 추천한 AIA생명 출신의 김 모 상무를 일언지하에 거부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등 다소 충돌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회장은 민 사장이 사임을 표한 직후 바로 사표 수리하는 한편 후임 선정 작업을 신속히 진행하는 등 뒷맛은 다소 개운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DGB생명은 민 사장이 지난 21일 DGB생명 노동조합에 이직 사실을 전달한지 불과 3일 후인 24일 3명의 후임 후보군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또 DGB생명은 3명의 후보군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지 불과 3일 만인 27일 김성한 전 교보생명 전무를 후임 대표이사로 선정하는 등 관련작업들을 전광석화로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 사장은 28일 오전까지 근무한 후 공식 퇴임할 예정이며, 김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재 회장의 최 측근에서 예상치 못한 퇴임...DGB생명 신임사장으로 '금의환향'
김성한 DGB생명의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민 사장과 매우 상반된 성향의 인물로 알려졌다. 민 사장이 차분하고, 낯을 가리는 성향인 반면 김 사장은 경상도 특유의 호탕함과 털털한 성격에 인적 네트워크가 폭넓고 업무 추진력이 매우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보생명에서 약 30년간을 몸 담아온 김 대표는 정통 교보맨으로, 변액자산운영을 비롯해 경영기획, 홍보, 정책지원(대관) 겸 노블리에 지원팀을 맡아왔다.
특히 신창재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온 인물로, 실제로 대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보험유관기관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에 대참하는 등 신 회장의 대외업무를 도맡아왔다.
또한 대구 출신으로 현성철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와 죽마고우로 알려졌으며, 오랜기간 사장단 회의에 참여하면서 보험사 대표들과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신창재 회장의 예상치 못한 세대교체 일환으로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 퇴임했다.
이후 교보생명 내부에서는 그룹 계열사인 생보부동산신탁 등 차기 대표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후 휴식기를 보내다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인 K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을 도와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북고 출신인 K의원은 김태오 현 DGB금융지주 회장의 4년 교교 후배이자, 김 대표이사의 중학교 선후배 관계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DGB생명 노동조합은 후임 대표이사 선임에 직원들과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인물이란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김 대표가 적합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무난하게 선임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이사는 보험업계 내 신망이 두터울 뿐만 아니라 호탕한 성향에 민관정 등 폭넓은 유대관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교보생명 계열사 대표가 아닌 중소형 보험사 대표이사로 가겠다던 농담반 진담반으로 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신임 대표 본인이 바라던 보험사 대표가 된 만큼 보험업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민기식 사장 역시 정작 푸르덴셜생명 재직 시절 차기 대표이사로 매번 물망에 올랐다가 고배를 마셨으나, 이번에 2전 3기 끝에 꿈을 이룬 만큼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