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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매각설, 조창걸 회장 경영승계 문제보다 증여세 부담 때문일듯

"몸값 높을때 팔자"...총수 일가 30% 지분가 1조 7천억

 

【 청년일보 】 한샘 매각설로 증시는 한샘측에 조회공시 요구 중이다. 조창걸 한샘 창업 회장 지분과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친 총수 일가 지분 30% 매각 희망가격이 1조 7천억원에 이른다.

 

조 회장의 경영승계 관련 후계자가 없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과거 2년반 전부터 나온 얘기에 불과하고 실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증여세 부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조창걸 회장(15.45%)과 특수 관계자 지분 30.21%를 M&A 시장에 내 놓고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를 거치지 않고 회사가 직접 IMM PE 측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별도의 주관사를 두지 않았고 IMM PE는 대형 국내 회계법인 한 곳이 인수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샘 측은 주당 약 25만 원을 희망하는데 이를 거래 대상 주식 수로 환산하면 규모가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또 하나의 빅딜이다. 한샘 주가(13일 종가 기준)가 11만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도자 측은 시세 대비 2배 넘는 값을 원한다는 얘기가 된다.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IMM PE의 인수 의지가 강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지난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를 활용해 한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한샘은 M&A 시장에서 오랫동안 잠재 매물이었다. 3년여 전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해 다수의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한샘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모두 발걸음을 돌렸다.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과 조 회장 및 한샘 경영진에서 내놓은 가격의 격차가 커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잠정 중단된 한샘 매각 협상은 최근 IMM PE가 매도자의 희망 가격에 맞춰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인 조 명예회장이 1970년에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 업체다. 조 회장은 당시 주부들이 부엌에서 아궁이 높이가 낮아 허리를 굽히고 일해야 했던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식 주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1970년대 들어 국내에 아파트가 본격 보급되는 등 건설경기 호황에 힙입어 한샘도 함께 성장했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조 명예회장은 한샘을 부엌가구 전문 업체에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현재는 국내 대표 인테리어 가구 업체로 키웠다.

 

한샘은 조 명예회장이 1994년 25년 만에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새 대표로 취임한 최양하 전 대표는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거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샘의 이름으로 상품화해 판매했다. 페브릭 등 키친웨어, 소형가전 시장에도 진출해 생활용품 판매까지 영역을 넓혔다. 2015년에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7년 상하이 한샘플래그십스토어를 연 데 이어 항저우와 우한 등에 매장을 열었다. 200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후 지난해 강승수 대표가 새롭게 취임하면서 전문경영인 2기 체제에 들어섰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는 후계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생으로 고령인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장남 조원찬씨가 2002년 사망하면서 세 자매만 남았다. 세자매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한샘 지분 1.32%·0.88%·0.72%를 보유하고 있다.

 

손자가 있지만 아직 10대다. 적임자가 아니면 아들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 조 회장의 지론이다. 한샘을 1997년부터 25년간 이끌어온 전문 경영인 최양하 회장도 2019년 말 자진 사퇴했다. 강승수 회장 체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안한 시선이 많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고, 실은 경영승계시 수천억원에 이르는 증여세 부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삼성그룹의 대규모 상속세를 비롯, 대기업 오너들의 증여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비등한 까닭에 한샘도 차라리 매각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한샘은 연결기준 2017년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넘겼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매출 2조60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에는 매출 1조93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560억원을 기록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영향 등으로 가구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소폭 회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675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달성했다.

 

 

【 청년일보=조창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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