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15조원 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공공기관 인프라 투자를 8조가량 확대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이로써 민간과 공공투자 모두를 촉진해 경제활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늘려 최근의 '고용재난'을 타개한다는 목표다.
24일 정부는 서울정부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근 고용·경제동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우선 정부는 막혀있던 민간 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을 위해 신속한 행정처리와 이해관계 조정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단계로 내년 상반기까지 2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착공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민간투자에 대한 금융과 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총 1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민간투자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을 연내에 마련, 산은과 기은이 민간기업 시설투자 소요자금의 80% 수준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원 방식은 대출 혹은 출자로 나뉜다. 중소기업은 자금조달 역량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필요하면 100%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재원의 8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 되도록 할 예정이며, 전통 주력산업이나 혁신·신성장 분야 시설투자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올해 안에 5조원 규모의 '환경·안전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중소·중견기업의 환경안전 분야 시설투자, 노후설비,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개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산은과 기은이 소요자금을 저리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원 실적 등 평가와 관련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적극 업무수행을 위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이상 면책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설비투자에 대해 감가상각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가속상각을 확대 적용키로 했다. 가속상각 혜택은 올해 세법개정안상 R&D·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에 국한되는데, 이것이 대폭 확대되는 것이다.
해외에 있는 사업장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 '유턴 기업'에 대해서는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늘려 민간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특히 유턴 대기업도 중소기업 수준으로 보조금 지급과 세제감면 등 지원을 확대하며 입지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당초 대기업은 완전 복귀 시에만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았는데 이것이 부분 복귀 시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여기에 입지·설비 보조금과 관세 감면도 받을 수 있게 돼 사업장을 국내로 들여 올 유인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중견 기업도 지금껏 완전 복귀 시에만 보조금을 받았으나 부분 복귀 시에도 보조금 수령이 가능해졌다.
공공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체감형' 공공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거, 안전, 환경,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주요 공공기관의 투자를 모두 8조2000억원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내년에는 △주거 분야 10조8000억원→15조2000억원 △환경안전 5조7000억원→6조5000억원 △신재생에너지 1조4000억원→4조4000억원이 시중에 투입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올 12월까지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물류, 전략산업 등 분야에서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해 추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선정된 사업들은 연말에 확정될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반영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최대한 신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의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며, 이달 말까지 관계기관 TF를 구성하는 등 비교적 빠른 추진 계획이 마련됐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금 우리 경제는 소비와 수출은 정상적인 흐름이지만 투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런 와중에 최근 미중 통상마찰도 심화되는 등 대외 상황이 어렵다"며 "우리 경제 전반에 심리적인 반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9월부터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