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자수성가(自手成家)란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켜 세우거나 큰 성과를 이루었을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에게 이 말은 너무 빈약해 보인다. 양계장에서 시작해 한국 재벌 순위 38위에 오른 그에게 '재계의 기린아'라는 평가는 더 없이 적절해 보인다. 우 회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평범한 농촌 가정의 8남매 가운데 일곱째로 태어났다. 광주상고를 나온 우 회장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1971년 양계장 운영에 나섰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돈 없는 사람들에게 계란 반찬은 귀한 음식이었다. 양계장은 그런대로 잘됐다.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양계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염병이 돌면서 병아리가 다 죽어나간 것이다. 여기에서 스토리가 끝났다면 오늘의 우 회장은 있을 수 없는 법. 우 회장은 1978년 양계장을 정리하고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988년 자본금 1억원으로 SM그룹의 모체가 된 삼라건설을 설립했다. 우주만물을 의미하는 '삼라만상'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1997년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기회였다. 당시 유동성 위기를
【 청년일보 】 중국이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5년이다. 초기 투자 규모만 1600억 달러. 이의 일환으로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그 해 미국의 최대 D램 기업인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미국 의회의 반대로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내 반도체 기업 합병과 미국 현지투자 확대, 그리고 유럽 반도체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반도체 굴기(崛起)를 지속하고 있다. 굴기란 산처럼 우뚝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난 2004년 이후 중국의 정치적 슬로건, 즉 '깃발'로 사용되고 있다. 특정 사상을 뚜렷하게 내세우는 태도나 주장을 의미하는 깃발은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1970년대 중국의 깃발은 흑묘백묘(黑猫白猫)였다. 경제 개발이 시급했던 상황에 맞게 검든, 희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1980년대는 도광양회(韜光養晦)다. 칼날의 빛을 감추고, 그뭄의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오르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이제는 굴기라는 깃발을 내걸고 아예 본격적인 패권경쟁에 나선 상태다. 지금 중국은 온통 굴기의
【 청년일보 】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술의 영업비밀과 특허 침해를 둘러싼 분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두 회사는 지난 11일 총 2조원 규모의 피해배상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Veto) 시한에 임박해 이뤄진 전격 합의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지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이미 ITC에서 결론이 도출된 영업비밀 침해 건 외에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던 특허 침해 소송도 중단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글로벌 강자인 두 회사가 한 발씩 양보하며 분쟁을 타결함에 따라 'K-배터리'에 드리웠던 리스크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12일 분쟁 합의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사업 성장 의지를 강조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번 합의는 숱한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도전·혁신을 포기하지 않은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은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0여년 간 투자로 쌓아온 배터리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고, 법적으로 확실하게 보호받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 】"물건을 훔쳐간 것이 아니라 집을 완전히 태워버렸다". 이는 마이클 린턴 전 소니픽처스 회장이 지난 2014년 11월 북한에게 당했던 해킹에 대해 했던 말이다. 당시 북한은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 상영을 막으려 소니픽처스를 해킹했다. 그해 12월 19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3일 후 북한 인터넷은 완전히 다운됐다. 미국이 특정 국가를 해킹의 배후로 지목한 것도, 공식적인 보복에 나선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해킹 능력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기술을 갖고 있는데, 북한의 해킹 능력을 세계 톱5에 드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이 최근 가상화폐 해킹은 물론 돈세탁 기술을 정교화하고 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에서 금융·경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애런 아놀드 위원은 9일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웨비나는 웹(
【 청년일보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압승한 것은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던 '이남자', 다시 말해 20대 남성의 공이 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절대 다수인 72.5%가 오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의 70.2%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40대 남성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변함 없는 지지 의사를 보여줬다. 실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40대 남성에서만 과반이 조금 넘는 51.3%의 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20대 남성과 40대 남성의 이런 간극은 무엇 때문에 발생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시대정신과 경제에 대한 인식 및 태도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리얼미터의 배철호 수석 전문위원은 8일 "20대 남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부동산 문제로 불거진 공정의 가치, 그리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따른 책임성 등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40대 남성에 대해서는 "이번 4·7 재보궐선거를 전통적 시각인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결로 봤다. 이 지점에서 20대 남성과 40대 남성의 선택이 갈렸다"고
【 청년일보 】 김어준은 조국과 함께 논쟁적 인물의 대명사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김어준이 교통방송(tbs)에서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물론 정치적 편향성 때문이다. 야당 정치인들은 뉴스공장 섭외는 물론 전화 인터뷰도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어준, 특히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권의 관심을 받는 것은 라디오 청취율 때문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 2019년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4.5%를 기록했다. 당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취율 포식자'라는 말은 여권이 그에게 부여한 화려한 훈장이다. 김어준은 이슈 메이커다. 그가 다루는 것들은 거의 모두 이슈가 된다. 특히 여권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스피커로서의 역할, 지지층 결집 능력은 '생태탕 논란'에서 보듯 선거철이 되면 특유의 '음모론'과 엮여 더욱 빛을 발한다. 여권의 선거 전위대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이는 역(逆)으로 야권에겐 눈엣가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4ㆍ7 재보궐선거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민의힘은 6일 김어준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악의적인 익명 인터뷰를 잇달아
【 청년일보 】 지난해 4.15 총선은 보수 야당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지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의미를 넘어 2022년 대선(大選)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예상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는 공공연히 '20년 집권론'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미래통합당에는 '포스트 황교안'으로 내세울 만한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당내에 내홍이 일고 있는 마당에 대선주자 얘기는 꺼낼 수도 없었다. 국민의당 등 다른 군소 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같은 야권의 권력 공백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인물이 진입할 틈이 생겼음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친정'인 검찰에서는 여전히 그의 정치행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우려된다는 현직 지청장의 실명 비판글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여진(餘震)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49·사법연수원 27기)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최근 검찰 내부망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전직 총장의 정치 활동은 법질서 수호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
【 청년일보 】이해가치의 상충, 동일한 현상도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 진보도 보수도 아닌 치우치지 않는 사상으로 벼려진 양날의 검 위에서 그날의 이슈를 들여다본다. ◆두번째 강제철거 시도...'40년 노포' 을지OB베어 10일 오전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에서 '을지OB베어와 노가리 골목의 상생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와 인근 상인들이 이날 강제집행이 이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을지OB베어 가게 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구호를 외쳐. 이들은 '대책없는 청계천 개발 서민상권 다 죽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10시 10분께 강제집행을 위한 철거 인력 100여명이 가게를 둘러싸면서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일부 용역이 진입을 시도하자 고성이 터져나오고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세입자 을지OB베어와 건물주 간 갈등은 2018년부터 시작. 임대계약 연장을 놓고 건물주와 명도소송을 벌였지만 을지OB베어가 1심과 2심에서 패소하고 지난해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면서 가게를 비워줘야 하는 처지. 1980년 문을 연 을지OB베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로 등록된 노포(老鋪)로 OB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가 모집한 프랜차이즈의 1호점
【 청년일보 】차분한 목소리와 특유의 논조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침묵하게 만든 질문이 있었다는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2일 국회 법사위 업무보고에 참석. 그 만의 논리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그는 "수사 현안이나 인사와 관련해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실제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왜곡된 흐름을 만들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찰 인사와 관련해 언론에서 다양한 보도가 나온 것을 자신있게 설명. 검찰 인사가 '추미애 버전2'라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비판에 대해서도 "추미애 전 장관을 말씀하시면서 버전2라고 하는데, 장관은 박범계"라며 강건하게 답변을 이어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이 대통령을 패싱 했다면 국정농단이고 인사권 찬탈이다. 그게 아니라 민정수석을 패싱한 것이라면 극히 예외적인 편법이고 반칙”이라고 꼬집기도. 장제원 의원은 “검사장 4명 인사해놓고 난리가 났다. 이건 인사 제청권자가 무능한 것이고 임명권자가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가. 박 장관은 이에 대해 “대통령과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소상히 말씀드릴 수 없다”고 언급. “오로지 검찰개혁만을 위해서다. 대
【 청년일보 】오는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될 예정.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청래 의원과 국민의힘 전략실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설전을 벌였다는데. "국가 원수가 실험대상인가"라며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포문을 연 정청래 의원. "국가원수는 건강과 일정이 국가기밀이고 보안사항"이라며 "초딩 얼라(초등학교 아이)보다 못한 헛소리로 칭얼대지 말라"고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강하게 비판. 정 의원은 "먼저 맞으면 국민들 제쳐두고 특혜라고 주장하고, 사고라도 나면 고소해할 것인가"라며 "문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대통령을 뽑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변.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아첨의 끝을 어디까지 보이려는 겁니까"라며 국민의힘 전략실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서 정청래 의원을 저격.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백신의 안전성과 집단방역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안심시키기 위해 백신접종을 앞다퉈 선도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백신 1호 접종은 오히려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는 정치적 의미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