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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감성으로 다가서는 커피향"…동서식품 '맥심플랜트' 한 잔의 여유

축소된 커피 공장 관람…카누캡슐커피 체험 제공
다양한 원두 선택…동서만의 커피·디저트 판매
취향 반영 '공감각 커피'…미각·후각·시각·청각 자극

 

【 청년일보 】 지난 2018년 동서식품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남동에 5개 층 규모의 '맥심플랜트'를 조성했다. 이름처럼 맥심플랜트는 'Plant'라는 영어 단어가 가진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었다. 


'공장'이라는 의미처럼 동서식품 커피 제조 공장을 소형화해 배치했고, '식물'이라는 의미처럼 사시사철 도시 속에서도 숲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돼 있었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감각을 자극해 활기를 되찾는 특별한 장소, 맥심플랜트를 기자가 찾았다. 

 

 

◆ 커피 공장 축소…카누캡슐커피 체험 제공 


가장 먼저 건물 가장 아래에 있는 지하 2층으로 향했다. 'The Coffee Lab'이라 이름 붙은 이곳에는 커피 로스팅 과정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두 대부분을 매장형 카페가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체의 40%가량을 동서식품이 구입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원두는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북 진천 등에 자리한 공장에서 로스팅과 포장, 인스턴트 커피 제조 등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를 만난다. 


동서식품은 커피 제조 공정을 체험하길 원하지만, 공장에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도 커피콩이 향기로운 커피 한 잔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맥심플랜트 지하 2층에 커피 공장을 축소해 조성했다. 이곳에선 맥심플랜트에서 당일 사용할 원두를 로스팅·포장하고 있었다. 


지하 1부터 2층까지 두 개 층 높이의 큰 로스팅 기계를 지나자 커피클래스가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이 보였다. 맥심플랜트에서 진행하는 커피클래스는 현재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4주간 4개의 코스로 운영되고 있었다. 수강 인원은 4명으로 고정돼 있었는데 동서식품에 따르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지난 5월 성수동 카누하우스에서 만났던 카누캡슐 체험존이 있었다. 오는 8월까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팝업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카누용·호환용 캡슐을 시음해 볼 수 있었다. 


전시된 다양한 캡슐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시음한 후 후기 적는 엽서도 함께 비치돼 있었다. 이를 직원에게 전달하면 카누용 캡슐은 리유저블컵을, 호환용 캡슐은 에스프레소컵을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윗층인 지하 1층으로 올라갔다. 'The Libraby'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공간은 공부·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도서관처럼 조성돼 있었다. 더불어 예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미팅룸도 마련돼 있었다. 맥심플랜트는 3인 이상 사용을 권장했다. 


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커피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시대별 골동품 등과 플랜트라는 이름처럼 곳곳에 푸른 식물도 비치돼 있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 다양한 원두 선택…맥심플랜트만의 커피·디저트 판매


시원한 바람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를 가진 1층 'The Cafe'는 당일 생산한 원두로 만든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 


테라스는 폴딩도어 형식이어서 계절에 따라 내·외부로 자유롭게 조성할 수 있었으며, 때에 따라 라디오 공개방송 등의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전체 공간은 흡사 공연장처럼 높낮이가 다른 두 공간으로 조성돼 있었는데 이는 문화행사 시 1층과 2층, 어느 공간에서든 이벤트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카페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이곳을 찾은 내국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한 외국 관광객이 뒤섞여 생기가 넘쳤다.

 


맥심플랜트에서 맛볼 수 있는 원두 종류 또한 매우 다양했다. 이곳에서는 취향에 따라 풍부한 산미를 가진 원두, 산미가 없는 원두, 시즌에 따라 동서식품이 선보이는 블렌딩 원두 등 총 3가지 맛의 원두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인스턴트 커피로 큰 사랑을 받아 온 '맥심'을 활용해 만든 동서식품만의 메뉴도 있었다. 시즌에 따라 메뉴가 달라져 때마다 새로운 커피를 시음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저트들도 눈에 띄었는데, 동서식품에서 판매하는 '동서벌꿀', '오레오' 등을 재료로 사용해 만든 독특한 메뉴였다. 


2층 'The Cafe Terrace'에 들어서자 탁 트인 창 너머로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더욱 생동감 넘치는 색으로 빛나는 나무와 활기를 되찾은 거리가 보였다. 


개방된 창문 앞 소파는 물론, 그 뒤에 마련된 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모두 차장 밖 풍경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한참 노트북을 드려다 보고 일하던 사람들이 이따금 고개를 들어 경치를 바라보다가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취향 저격·오감 자극 '공감각 커피'


3층 'The Brewing Lounge'에도 2층과 마찬가지로 테라스가 조성돼 있어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한참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맥심플랜트 3층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 시간이 다가왔다.


3층에서는 매일 1시부터 '공감각 커피'라는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미각·후각·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커피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공감각 커피를 체험하기 위해 바리스타가 음료를 제조하는 공간 양옆으로 마련된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앉았다. 나에게 다가온 바리스타가 테이블 자리마다 비치된 태블릿PC로 선호하는 향·산미·바디감 등을 선택하는 취향조사에 참여하라고 안내해 줬다. 


조사를 마치자 16가지 커피 블렌딩 중 나의 취향에 가장 적합한 추천 레시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확인한 바리스타가 바로 앞으로 드립커피 추출 도구와 원두를 가져왔다. 

 


가장 먼저 후각으로 커피를 즐기기 위해 바리스타가 추천 블랜딩 원두를 시향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후 그가 시향한 원두가 마음에 드는지 물었고 좋다는 대답에 따라 커피 드립이 시작됐다.


이제 시각을 자극을 차례가 됐다. 바리스타가 바로 앞에서 내려주는 커피를 잠시 바라보는 시간이다. 커피를 기다리면서 참여자에게 제공되는 '웰컴 워터'를 마셨다. 물 또한 취향에 따라 미네랄워터와 스파클링워터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완성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말 그대로 취향을 저격한 맛이었다. 선호하는 산미와 바디감, 향이 어우러져 즐거운 기분까지 들었다. 각 커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추천 '쿠키'도 함께 제공돼 대접받는 기분까지 들었다. 


재밌는 부분은 청각을 자극하는 방법이었다. 자리마다 헤드셋이 하나씩 놓여있는데, 이는 내가 선택한 커피에 잘 어울리는 곡들을 선곡해 들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적합한 노래 선곡을 위해 DJ를 섭외할 정도로 동서식품이 심혈을 기울인 요소였다. 


모든 감각을 이용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힘찬 오후를 시작할 에너지를 충전한 후 맥심플랜트를 빠져나왔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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