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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금융권 이슈(上)] 은행권에 부는 '관치금융'...금융지주 회장 장기집권 사실상 '마감'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4명 교체...회장 10년 장기집권 관행 '이제 옛말'
윤 대통령 "은행 '공공재' 발언 이어 사회적 책임 강조"...상생금융 압박
5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만 11조원...비은행 역량에 실적 희비 엇갈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은 주요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변화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증권업계는 연이은 주가조작(시세조작)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받았고, 보험권은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권의 올 상반기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에 부는 '관치금융'...금융지주 회장 장기집권 사실상 '마감'

(中) 연이은 주가 조작사태에 검찰총장 방문까지...여의도 덮친 '사정 정국'에 증권업계 '초긴장'

(下) "IFRS17 도입 효과로 역대급 실적 달성"...보험권, 하반기 호실적 유지에 관심 '고조'

 

【 청년일보 】 올해 상반기 은행권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변화와 그 배경으로 꼽히는 관치금융 논란이다. 또한 올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먼저 NH농협금융과 우리금융지주의 손병환, 손태승 회장을 시작으로, 올해 초 3연임이 유력하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돌연 용퇴를 선언했다. 이어 올해 11월 임기가 종료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최근 연임에 뜻이 없음을 내비췄다.

 

하지만 이러한 은행권의 지배구조 변화에는 금융당국의 '관치금융'이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관치금융'은 지배구조 뿐만이 아니라 올해 초 은행권의 상생금융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울러 올해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여부가 지주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지주 회장 4명 교체...장기집권 사실상 마감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4개 금융지주사 수장이 교체됐다. 통상 회장에 오르면 10년 가까이 장기집권을 하던 관행이 사실상 깨진 셈이다. 

 

먼저 3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평가받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최종후보 선택을 앞두고 용퇴를 선언해 금융권의 적잖은 충격을 줬다. 같은 달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고와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중징계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 회장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징계가 확정되자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하는 등 에둘러 손 회장의 행정소송 포기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어 올해 11월 임기를 마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6명의 차기 회장 후보를 가리는 1차 숏리스트 발표를 앞둔 지난 6일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며 용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금융권 안팎에서는 10년 정도를 연임하는 금융지주 수장들의 장기집권 관행이 사실상 끝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4년도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9년을 회장으로 재직했다. 앞서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은 4연임에 걸쳐 10년간 회장 자리에 있었으며,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역시 9년 동안 신한금융지주를 이끌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이 은행권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도 "금융지주들도 민간회사인 만큼, 정부의 입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지배구조부터 상생금융까지...은행권에 부는 '관치' 논란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지주 수장들의 교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관치금융에 따른 외압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관치금융 논란은 올해 초 NH농협금융의 이석준 회장에 이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이석준 회장과 임종룡 회장은 모두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이 회장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과 제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등을 거쳐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어 임종룡 회장 역시 기재부에서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실 경제금융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실제로 당시 임 전 위원장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임 위원장이 회장 최종후보에 내정되자 임기를 10개월 남긴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우리금융가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방안과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헸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번 정부에서 금융을 '공공재'로 정의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상생금융을 압박했다.

 

실제로 올해 초 이복현 원장은 이례적으로 은행을 방문해 은행의 상생금융을 주문했는데, 이때마다 수천억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올 초부터 4월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집행한 사회공헌비용은 3천236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5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만 11조원...비은행 역량에 실적 희비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제침체 속에서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 합산은 역대 최고인 10조8천882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이 상반기에만 2조9천967억원을 시현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에 성공했다.

 

신한금융도 올 상반기 2조6천26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KB금융과의 격차는 1분기 1천96억원에서 2분기에는 3천705억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 은행 순이익은 각각 KB국민은행이 1조8천585억원, 신한은행이 1조6천805억원으로, 양사의 순이익 차이는 1천78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상반기 KB금융 전체 순이익의 45%가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온 것에 비해 신한금융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은 40% 수준으로 KB금융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6.6% 증가한 2조2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4%에 불과해 비은행 계열사의 확장은 앞으로 하나금융의 개선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7% 줄어든 1조5천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천58억원)에도 못 미쳤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지주 계열사에 증권사와 보험사가 부재한 것이 실적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를 보유했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한 바 있다.

 

이에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 현 주소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타행과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키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임종룡 회장 역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상반기 실적은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면서 "구성원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런 결과를 받게되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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