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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대재해 종합대책' 두고 격돌조짐…청문회 앞둔 이해욱 DL회장 답변 '촉각'

DL이앤씨,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사고 "업계 최다"
건설사 대표이사에 이어 그룹 총수까지 국회에 호출 "망신살"
환노위, 1일 청문회 개최...'중대재해 종합대책' 두고 충돌조짐
DL이앤씨, 중대재해예방 일환 조직개편·예산증액 방안 수립
이해욱 회장, 국감증인 소환 요구에 해외 출장行 '꼼수' 빈축
與 "이만하면 재해예방에 접근" vs 野 "그냥 페이퍼에 불과"
학계 "DL측의 종합대책안, 진정성 판단은 이행 여부가 될 것"
업계 "이 회장 대처 미흡, 예산증액은 긍정"…후속 행보 '주시'

 

【 청년일보 】 DL그룹의 핵심계열사 DL이앤씨가 자사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망사고로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DL그룹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업계 최다 사망사고를 기록해 오는 1일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계열사 대표이사에 이어 그룹 총수까지 국회에 불려가며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이하 국감)당시 사고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DL이앤씨가 국회에 제출한 '중대재해 종합대책(이하 대책)'의 진정성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 극심한 충돌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청문회에서 이 회장이 직접 밝힐 대책 이행에 대한 입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정치권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는 내달 1일 국회(본관622호)에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이하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는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의 산업재해 현황과 문제점 및 산업재해 예방조치 등에 책임자들로부터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청문회의 증인으로는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채택된 상태다.

 

특히 DL그룹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7건의 사망사고가 발생, 국내 건설업계내 최다 발생건수를 기록하며 정치권내 대표적인 안전불감증이 심한 건설사로 지목됐다. 이에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 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관련회사인 DL이앤씨의 마창민 대표이사가 호출된데 이어 그룹총수마저 국회에 불려나오게 됐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DL이앤씨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총 7건으로, GTX-A5공구 현장을 비롯해 과천지식산업센터 A-1 ▲안양 냉천지구개선사업  ▲안성-성남고속9공구 ▲의정부 'e편한세상 신곡파크 프라임' ▲방배 아크로 리츠 카운티  ▲부산 연제구 레이 카운티에 7곳에서 충돌과 찔림·익사·낙사·타격·협착 등이다. 안전사고로 인해 총  8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처럼 사망사고가 적지않자 정치권에서는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 DL그룹의 총 책임자인 이해욱 회장을 소환해 사고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그룹차원의 입장을 따져묻고자 했으나, 이 회장이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불참하며, 야당을 중심으로 청문회 개최 요구가 거세게 제기됐다.

 

더구나 청문회가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야당의원들의 단독 의결로 가결되면서 청문회가 개최된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도 여야간 극심한 설전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여야 환노위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10월 27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건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간 주요 쟁점은 지난 국감에서 DL이앤씨가 제출한 대책방안이 해외출장 중이던 이 회장의 단순 국정감사 면피용인지, 아니면 이 회장 본인이 재가한 진정성이 있는 대책인지가 관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환노위를 통해 입수한 DL이앤씨의 '중대재해 종합대책'은 총 79장의 PPT형식으로 작성, 중대재해 재발방지 종합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이 주요 골자다. 

 

DL이앤씨는 사내 안전보건조직의 규모·역량 및 안전보건예산 대폭 강화에 초점, 고위험 작업에 대한 세밀한 집중 관리 및 현장 관리 강화, 안전 절차의 근본적 개선 등을 통한 전 구성원의 인식 전환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안전보건 조직 강화를 위해 ▲전담임원 4명· 7개팀 편성(안전전담자 69명) ▲안전보건 관리자 정규직 비율 10대 건설사 최고 수준 유지 ▲안전보건관련 예산 2023년 827억 배정(전년 대비 29% 증가, 예산 초과시 즉시 추가예산 집행 가능 체계 구축) ▲현장소장 안전역량 강화 방안 실시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전 현장 CCTV 중앙 관제 시스템 운영·임의작업 차단을 통한 중대재해 ZERO 달성방안 실행·장비 사고 예방을 위한 Process 개정 및 관리 강화·Smart Safety 장치 확대 적용·주1회 안전의식강화 사내방송 실시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DL그룹에 제시한 종합대책안을 두고 여야 환노위 위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 힘 임이자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대표이사가 왔을때 미흡하다는 이유로 안전 강화 방안을 마련해오라고 해 DL측에서 자료를 만들어 왔다"면서 "저는 이 정도만 해도 어느 정도 산재 예방하는 데 접근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 의원은 "청문회가 아닌 간담회식으로 DL그룹에 의원들이 방문하여 비공개 브리핑 받는 방식을 야당 간사에게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DL측에서 제출한 중대재해 종합대책은 국민의힘 임이자 간사의 제안에 따라서 (불과)3~4일 만에 만든 페이퍼에 불과하다"면서 "그룹 회장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급하게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룹 회장의 재가를 받은 것인지 직접 확인해 볼 수도 없다"고 질타했다.

 

즉 대책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는지와 실효성 여부 등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청문회를 주도한 야당은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해 DL이앤씨측이 제시한 중대재해 예방대책의 실효성과 전사적 실행 가능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해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와 학계일각에서는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만들어 대안을 나열하기보다는 이행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DL그룹의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사고 예방 예산을 확충한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서 다수의 건설사들에게 출석 요구가 왔고 대부분 잘 조율했지만 이 회장의 경우 급하게 출장일정을 핑계로 불출석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한 점이 청문회 개최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며 "다만 안전과 관련해 예산을 늘린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국회 청문회 개최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한편 청문회 이후 감독부처의 향후 행보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전반에 걸쳐 강한 규제가 일괄 적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이사에 이어 그룹 총수가 국회에 불려나가는 건 다소 이례적"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도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며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관련 회의를 정례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DL그룹이 제시한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향후 정부차원의 이행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용식 한국전문경영인학회 회장(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은 "업계에서 안전대책에 대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지만 사고가 반복되고 있고 실제 모양새만 갖춘 대책이 많다"면서 "DL그룹의 경우 연이은 사고발생으로 인해 수립한 대책 내용보다는 향후 이행 여부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도 출석한다. SPC그룹의 경우 지난해 10월 그룹 계열사인 SPC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 또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잇단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 이와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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