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대형 저축은행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지난해 6%대를 찍은 정기예금 등으로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자비용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형 저축은행들은 올해 무리한 여신확대 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저축은행권 등에 따르면 자산규모 기준 국내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의 올 3분기 순이익 합계는 642억원으로 전년동기 1천934억원 대비 66.8% 줄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 3분기 순이익은 518억원으로 전년동기 796억원과 비교해 3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은 49.0% 줄어든 12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하 한투저축은행), OK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의 실적 감소 폭은 더 컸다.
한투저축은행의 올 3분기 순이익은 8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38억원에 비해 무려 65.1%가 줄었다. OK저축은행 역시 올 3분기 전년동기 대비 65.7% 줄어든 16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더욱이 페퍼저축은행은 올 3분기 2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 2분기 176억원의 순손실에서 손실 규모가 더욱 커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15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저축은행들의 실적악화는 지난해 치솟은 조달금리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채권발행이 가능한 은행 등 1금융권과는 달리 저축은행은 정기예금과 적금 등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은행과의 금리경쟁을 펼치는 바람에 연 6%가 넘는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여신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연 20%)의 벽에 막혀 예대마진(이자이익-비용)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5대 저축은행의 이자비용 합계는 5천329억원으로 전년동기(2천976억원) 대비 무려 79% 올랐다. 반면 이자이익은 1조1천824억원으로 같은 기간 5%(1조1천253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꾸준히 오르는 연체율 역시 저축은행들의 실적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연체율이 오를수록 저축은행들은 대출을 실행할 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대출심사에서도 깐깐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9월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15%로 전 분기(5.33%) 대비 무려 0.8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7.09%이었으며, 가계대출은 5.40%를 나타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규모를 고려할 때 현재 연체율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저축은행들이 여신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현재 저축은행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4분기에도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저축은행권에서는)하루 빨리 고금리 상황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