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뷰티산업에서 '가치 소비'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클린·비건 키워드에 이어 '컨셔스 뷰티'가 각광받고 있다.
클린뷰티(Clean Beauty)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을 배제하고, 자연 원료를 사용해 피부에 부담을 덜어주는 뷰티 제품을 의미한다. 비건 뷰티(Vegan Beauty)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성분 대신 식물성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컨셔스 뷰티(Conscious Beauty)는 이에 더해 친환경 패키지, 공정한 생산과정, 브랜드 차원에서의 지구 환경을 고려하는 개념이다. 화장품 내용물 외에 제품용기, 포장지, 판매과정까지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뷰티 제품을 소비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제품의 용기나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최소화하고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필요한 만큼만의 화장품을 담아 구매하는 리필 스테이션, 컨테이너가 필요 없는 고체형 또는 워터리스(waterless) 제품등이 이에 속한다.
최근 친환경 소비가 각광받으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CJ ENM의 디지털 마케팅 계열사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은 '친환경 경영'(중복응답 가능, 45%)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는 개인의 노력을 넘어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등 기업 차원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또한, 20~49세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친환경 포장재' 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보호에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과 무라벨 도입이 가장 주목받았는데, 응답률이 각각 69%, 68%(중복응답 가능)로 나타났다.
뷰티업계도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에 발맞춰 친환경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립밤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버츠비는 지난해, 공정무역과 친환경 패키지를 강조한 '시어 라인'을 출시했다. 시어 라인의 원료는 공정무역을 통해 수급한 시어버터를 사용했으며, 시어버터를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지역 여성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했다. 아울러 립밤 패키지를 플라스틱 대신 재생 종이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가치도 강조했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모여 자연 친화적인 생활용품을 만드는 동구밭은 이들이 함께 일하며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동구밭의 대표상품인 샴푸바는 일반적인 샴푸와 달리 액상이 아닌 고체형태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유해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린스바, 설거지바 등 동구밭의 정체성을 살린 제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런칭한 업사이클링 뷰티 브랜드 어글리러블리는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상품 가치가 없어 버려지던 못난이 농작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비건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원료 용기를 사용하고, 시트 마스크는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적용했다.
이 외에도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원료로 화장품을 만드는 톤28은 '환경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을 실천하는 국내 기업이다.
1년간 500회가 넘는 테스트를 거쳐 지난 2016년 종이 인증을 받은 종이팩키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고체뷰티를 내세워 제로플라스틱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고 싶도록 유도하고,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시장 내 안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양수진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개개인의 가치관과 행동 변화로 주위의 환경이 개선된다면 가족, 기업, 사회, 더 나아가 국제사회까지 친환경성을 지향하게 되는 더 큰 움직임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