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으로 20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았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오전 8시 10분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그는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친 후 20시간 35분 만인 이날 오전 4시 45분에 귀가했다.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르면 심야 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나, 피의자가 재출석이 불가능하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의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이후 약 8개월 만에 소환됐다. 그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직접 주가 조작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동안 약 2천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배 대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펀드 자금 1천100억원을 동원해 SM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도 구속 기소됐다.
금융감독원 특사경은 김 위원장과 함께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하이브와 카카오는 지난해 초 SM엔터 인수를 두고 공개매수 등을 통해 분쟁을 벌였으며, 하이브가 "비정상적 매입 행위"를 주장하면서 시세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엔터의 지분 39.87%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