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조영제에 의한 파킨슨병 발병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7/art_17393344902745_70863e.jpg)
【 청년일보 】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사용하는 조영제가 파킨슨병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MRI 조영제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퍼져가고 있다. 조영제란, CT나 MRI를 시행할 때 장기, 혈관, 병변을 좀 더 자세하고 선명하게 보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MRI 조영제와 파킨슨병간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지나친 두려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가돌리늄 MRI 조영제 사용군, 파킨슨병 발병 "빈번"
지난 11일 고대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이영흔 교수 연구팀(영상의학과 이영흔, 김채리, 비뇨의학과 태범식 교수)은 MRI 검사 시 대조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돌리늄 조영제와 파킨슨병 발병의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40~60세 성인 17만5천125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선형 타입 가돌리늄 조영제(linear type)와 거대고리 타입 가돌리늄 조영제(macrocyclic type) 사용에 따른 파킨슨병 발병률을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파킨슨병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선형 조영제 사용군과 거대고리 조영제 사용군 모두 비사용군 대비 파킨슨병 발병이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발병에 있어서 두 조영제 간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며, MRI 조영제 투여 환자군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사례 중 80% 이상이 단 한 차례의 조영제 투여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 MRI 조영제 위험성 연구 기사發 ‘두려움’…“MRI 때문에 파킨슨병이 생기면 문제 아니냐”
이번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네이버 등 대형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가돌리늄 기반 MRI 조영제 사용과 파킨슨병 발병 사이의 관련 가능성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내용들이 쏟아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MRI 조영제를 맞기만 하면 자칫 파킨슨병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로도 본 기자가 출퇴근 중이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MRI 조영제가 위험해 보인다”, “조영제를 사용해야 확인이 쉬운 것이 많을 것 같은데, 대체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MRI 때문에 파킨슨병이 생기면 문제 아니냐” 등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등 SNS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 절반은 해당되지 않냐? 암환자들은 자주 찍어야 하는데 걱정된다”, “최소 한번씩은 다 썼을텐데 걱정이네요”, “환자 상태에 맞춰 정밀한 검사 결과가 필요하면 부작용을 감수하고 조영제를 쓰고, 아니면 안쓰고 그래야 될 수도 있겠다”, “조영제 단 1회 주입에도 문제가 된다면 심각하긴 하네요. 죽을 병 아니면 함부로 조영제 쓰는 촬영을 받으면 안될 것 같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의료계, MRI 조영제-파킨슨병 관계 후속 연구 필요성 제시…“크게 우려할 단계 아니야”
의료계는 MRI 조영제와 파킨슨병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한 연구에 대해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고려대 안산병원 이영흔 영상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병률을 비교한 연구”라며 “조형제로 인해 파키슨병이 발병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는 것은 아직 힘들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관련 연구 등이 학회의 이사들 사이에서도 공유됐는데, 아직까지는 연구 내용이 단편적이고 완벽하게 검증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회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약물 부작용 등으로 인한 피해와 손실과 약물 사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치료 결과 등의 이익을 고려해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면 약물을 사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MRI 조영제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에 MRI 조영제와 파킨슨병 사이의 관련 가능성을 연구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만큼, 검증 등을 위해 후속 연구결과가 필요할 것 같고, 해당 결과들을 바탕으로 어떤 MRI 조영제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