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외식업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며 주류 시장 전반에 냉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음주 빈도와 고위험 음주율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서울 시내 호프·간이주점을 중심으로 외식업체 폐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주류업계는 생맥주 제품 정리 등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으며, 소비 위축이 실적 지표로까지 확인되자 업계의 시선은 점차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전국 보건소 258곳을 대상으로 지역 주민의 건강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월간 음주율은 57.1%로 전년 대비 1.2%p 하락했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최소 주 2회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 역시 12.0%로 1년 새 0.6%p 낮아졌다.
이러한 흐름은 외식 상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시 내 외식업체 수는 15만6천12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만246개) 대비 약 4천여 곳이 줄어든 수치다.
업종별로는 호프·간이주점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시 내 호프·간이주점은 1만6천155곳으로, 전년 동기(1만7천421곳) 대비 1천266곳 감소했다. 2023년 3분기 1만8천373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2천21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 같은 소비 환경 변화는 주류업계의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는 지난해 11월 '크러시 20L', '클라우드 20L' 등 생맥주(KEG) 제품 2종의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맥주 카테고리 내 본연 제품군인 캔과 병라인에 집중하고 논알콜릭 맥주 등 기능성 맥주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보다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기 위해 맥주 사업 영역을 재정비했다"면서 "주력 제품군에 집중해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자 KEG 제품 2종(크러시 20L, 클라우드 20L)에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는 맥주 KEG 제품에 국한된 것으로 당사의 기타 맥주 제품군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며 "맥주 카테고리 내 본연의 제품군인 캔과 병라인에 집중하고 논알콜릭 맥주와 같은 기능성 맥주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판매 업소별로 재고 소진 속도가 달라 정확한 단종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적 지표에서도 주류 시장의 냉각 기류가 확인되고 있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주류 부문 매출은 1천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류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천695억원으로 2.4% 줄었다. 하이트진로 측은 "주류 시장 전반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외식업 감소와 음주 문화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류업계의 시선도 점차 해외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필요하지만, 국내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