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오랜 기간 MMORPG가 매출 최상단을 지배해왔다. 방치형 RPG, 스쿼드 RPG 등 다양한 RPG 하위 장르가 등장했지만, 고과금 구조와 장기 플레이에 익숙한 이용자 성향을 기반으로 MMORPG 중심의 매출 구도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흐름에 균열이 발생한 시점은 올해 1월이다.
4일 글로벌 앱 마켓 분석 사이트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4X 전략 장르의 월 매출이 7천만달러를 넘어서며 MMORPG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는 9년간 이어져 온 매출 1위 하위 장르의 교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4X 전략은 탐험·확장·활용·섬멸을 핵심 축으로 하는 장르로, 장기적인 제국 운영과 유저 간 경쟁·협력을 중심에 둔다. 단기간 성과보다 지속적인 목표 설정과 성장 구조를 강조하는 설계는, 장기 플레이와 반복 과금에 익숙한 한국 시장의 이용 행태와 맞물리며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과금 구조와 라이브 서비스 운영 방식이 MMORPG와 유사하다는 점이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화이트아웃 서바이벌'과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 있다. 두 게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 모바일 게임 매출 TOP 5를 꾸준히 유지하며, MMORPG 일색이던 상위권 구도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전 세계 누적 매출 40억달러를 돌파했고, 한국 시장이 전체 매출의 14.5%를 차지하며 미국과 중국 iOS에 이어 세 번째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2월 출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매출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한국 누적 매출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에 집중됐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 기준 월 매출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 구조를 입증했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 역시 전 세계 누적 매출 약 44억달러를 기록하며 장르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 시장 비중은 15.8%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 2024년 이후 매출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했고, 같은 기간 '화이트아웃 서바이벌'과 매출 순위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졌다.
여기에 2024년 12월 출시된 '라스트 Z'와 '킹샷' 등 신작이 빠르게 매출 상위권에 합류하며 장르 내 저변을 넓혔다. 기존 흥행작과 신규 타이틀이 동시에 성과를 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4X 전략 장르 전체의 성장 속도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성과 확대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사용자 획득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센서타워 시장 규모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4X 전략 장르는 한국 모바일 게임 전체 광고 노출의 약 19%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장르 내에서는 '킹샷'이 21%,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18%, '라스트 워: 서바이벌'과 '라스트 Z'가 각각 11%의 광고 노출 점유율을 나타냈다.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난 타이틀 역시 광고 집행을 지속하며 유저 유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라이브옵스 전략 역시 장기 매출 유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센서타워 라이브옵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출시 후 2~3년이 지난 성숙 단계에서도 월 단위로 이벤트를 촘촘하게 배치하며 이용자 참여를 분산시키는 운영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최고 월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8월에는 한 달 내내 인앱 이벤트가 연속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배틀패스와 미니게임에서 단계가 올라갈수록 요구 포인트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저가부터 고가까지 이어지는 단계형 오퍼를 병행하면서 폭넓은 참여와 고과금 유저의 추가 소비를 동시에 유도했다.
MMORPG 일변도의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4X 전략 장르의 부상은 일시적 흥행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센서타워는 "4X 전략 장르의 성장은 특정 타이틀의 일시적 흥행이 아니라, 공격적인 사용자 획득과 장기 라이브옵스 운영이 결합된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며 "MMORPG에 익숙한 한국 시장의 소비 패턴을 흡수한 4X 전략 게임들이 향후에도 주요 매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