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25.9℃
  • 맑음강릉 31.6℃
  • 맑음서울 26.5℃
  • 맑음대전 27.0℃
  • 맑음대구 29.2℃
  • 맑음울산 27.4℃
  • 맑음광주 27.8℃
  • 맑음부산 24.0℃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5.0℃
  • 맑음강화 22.6℃
  • 맑음보은 26.3℃
  • 맑음금산 27.7℃
  • 맑음강진군 25.3℃
  • 맑음경주시 30.3℃
  • 맑음거제 24.4℃
기상청 제공

"잇따른 해외수주 낭보에도"...'위기감' 고조되는 건설업계

잇따른 해외수주 성공 등 낭보에도...비상경영체제 유지
코로나19 사태에 국제유가 하락 등 시장 상황 '예의 주시'
인력이동 제한 등 사업 여건 악화 속 중동사업 지연 우려
변동성 등 시장 전망 '불투명' 속에 '유동성 확보'에 '집중'

 

【 청년일보 】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해외공사 수주에 성공하는 등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 초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이하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내달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업계내 경영 위기감은 되레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이에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물량 축소와 입찰 지연 가능성마저 대두되면서 업계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삼성물산 등 잇따른 해외 수주 성공...'낭보'에도  불구 경영위기감은 되레 확산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건설업체 해외 수주 금액은 119억 달러로 전년 동기(70억 달러) 대비 7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 수주액인 224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수주 규모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이 가장 크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방글라데시 항공청이 발주한 다카 지역 '하즈라트 샤흐잘랄 국제공항' 확장공사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UAE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일본 디벨로퍼와 공동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18억 달러 규모의 아람코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프로젝트와 16억 달러 규모의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 등 2건의 대형 계약을 유치했다.

 

시공능력 2위인 현대건설은 총 4건의 해외 수주를 성사시켰다. 지난 1월 '카라트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4' 공사,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 건축 공사 등이다. 또한 싱가포르 스포츠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풍골 스포츠센터' 사업권도 따냈다.

 

GS건설도 국내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시공 경험과 노하우를 내세워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약 5500억원 규모의 '철도종합시험선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코로나19사태와 국제유가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건설업계에 대한 전망이 여느때보다도 어둡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SK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코로나19사태에 공사지연 등 사업여건 '악화'...건설업계 '비상경영체계' 돌입

 

올 들어 일부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잇따른 해외사업 수주에도 불구 어두운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은 코로나19사태에 따른 해외 입국 제한조치로 공사 현장인력과 수주인력 파견 등 일선 현장에서의 각종 난제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베트남과 나이지리아, 알제리, 모로코, 이라크 등 28개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 30여명이 국내로 정기 휴가를 나왔다가 입국제한 조치를 당하는 등 일선 현장에 복귀하지 못한 바 있다.

 

실제로 쿠웨이트 정부는 지난 2월 25일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태국에 체류한 바 있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쿠웨이트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현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휴가나 비자 갱신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가 격리조치 되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와 국토교통부가 쿠웨이트 정부에 현지 건설 현장 가동을 위해 협조를 요청, 쿠웨이트 정부가 예외적으로 입국 허가를 승인하면서 큰 위기는 모면했다.

 

건설업계는 이메일과 화상회의 등을 통해 기존 업무를 대체, 진행했으나, 새로운 인력 투입이 어려워 사업 추진에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뿐만 아니다. 공사 기간을 연장해야 할 경우 발주처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로 상호 협의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사태가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국내 건설사들에게 적잖은 악재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의 발주처들은 대형 기자재 수급에 있어 유럽산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대다수 건설 기자재 등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기자재 수급 여건도 사업시행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겨우 공사 추진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인력의 이동, 기자재 투입 등이 차질을 빚게 될 경우 코로나19사태 이전의 생산성 수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 하락하는 국제유가도 건설경기에 '발목'...중동지역 건설 사업 축소 가능성

 

더욱이 국제유가는 지속 하락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305%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했다.  

 

문제는 이처럼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물량을 축소하는 한편 입찰 계획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공사비 회수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계약의 대부분이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965년 이후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약 8452억 7000만 달러다.

 

이중 중동지역에서 수주한 금액이 4441억달러로 전체의 53% 가량을 차지하는 등 중동지역에서의 수주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은 중동에서의 수주 부진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건설사들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5대 건설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0조 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8%(8216억원) 증가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2018년 2조 2412억원에서 2조 5860억원으로 약 15% 증가했으며, 대림산업은 2조 1345억원에서 2조 5592억원으로 약 20% 가량을 늘렸다. GS건설도 1조 5926억원에서 1조 7930억원으로 13% 늘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건설사들의 보수적인 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잇따른 해외 수주에 성공했지만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해외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임이랑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