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재계 총수들의 내년 신년사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러 가지 여파로 1년 내내 고전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LG그룹의 계열 분리 등 큰 변화를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에 각 그룹의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안정 속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 신년사 안내고 현장경영으로 ‘뉴삼성’ 변화 강조 전망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은 총수의 신년사에 그룹의 미래 비전과 경영 화두 등을 담기 위해 세부 내용을 고심 중이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는 대신 새해 첫 현장 경영 일정을 통해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됐지만,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에는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은 내년 새해에도 별도의 신년사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졌던 2015년부터 그룹 차원의 신년 하례식을 열지 않고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주력인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시무식을 개최하고, 대표이사 3인 중 선임인 김기남 부회장이 미래 비전과 위기 극복 등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발표한다.
◆ 현대차, 신년사에서 미래사업 강화 등 향후 비전 강조할 듯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신년회인 만큼 새해 메시지를 통해 미래 사업 강화 등 앞으로의 비전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 국면을 고려해 올해처럼 양재동 본사 강당에서 직원들이 모인 신년회를 열지는 않고 사내 방송 등의 형식으로 정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평적 소통 등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하며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자세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새해에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내려는 만큼 신년사에도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 등에서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사고의 전환 등을 주문할 전망이다.
또한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은 데다 최근 코나 전기차의 품질 문제 등이 제기된 만큼 품질 개선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 SK,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강조할 듯
SK는 매년 신년회를 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신년회 없이 새해를 맞을 예정이다. 대신 최태원 SK 회장의 신년사를 사내 게시판과 임직원의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연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신년사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거듭 역설할 전망이다.
또한 SK그룹이 내년을 SK 각 회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기로 한 만큼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을 강조하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의 신뢰와 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갈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 LG, 고객가치 최우선·미래 기술 신사업 발굴 등 강조 예상
LG그룹은 올해에 이어 내년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은 실용주의 경영철학에 따라 오프라인 신년 행사를 없애고 디지털·온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구광모 회장의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이 전 세계 임직원에게 전달된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철학과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최근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독립시킨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고,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LG상사등 일부 계열사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있다.
그룹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비전을 밝히고 임직원의 분발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