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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품은 中, 美 압박 벗어날까?...중국, 유럽연합과 투자 협정 체결

중국, 7년 만에 EU와 투자협정…미국의 포위망 탈출 기회 잡아
'코로나 중국 책임론' 등 EU 내 반중 감정 해결이 숙제
"한국기업 중국시장 진출여건 개선 기대…투자기회 창출"

 

【 청년일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EU 회원국들을 압박해 화웨이(華爲)를 포함한 중국 기업 등에 대한 제재 강도가 높아지며 수세에 몰리던 중국이 반전이 기회를 잡았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과 시장을 앞세워 투자 협정을 체결하며 미국동맹 유럽연합(EU)을 끌어안는 데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동맹 간 연대를 통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전략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절치부심해온 중국으로선 낭보다.

 

◆7년간 공들인 투자 협정 체결...시장 접근권이 골자

 

중국은 EU와 투자 협정 체결을 위해 지난 7년간 공들여왔다. 이번 협정은 유럽 기업이 중국에서 통신, 금융, 전기차 등 분야에서 전례 없는 시장 접근권을 얻는 게 골자다.

 

이는 유럽 기업들은 미국 기업보다 중국에서 더 유리한 투자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새로운 시장 확대를 통한 경제 상황 반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이미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더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이 내민 손을 EU가 잡으면서 미국 중심의 경제 전개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의 중국 견제와 관련 스웨덴이 지난 10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화웨이와 ZTE(中興通訊·중싱통신)의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일부 EU 회원국들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주재 EU 회원국 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투자 협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과 유럽 간에는 경쟁보다 협력, 이견보다 공통인식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피하고자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까지 포함한 14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했으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관심도 표명한 상황으로 대중국 압박을 피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EU 의회 비준까지 갈길 멀어...'차이나 머니' 효과도 미지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과 EU의 투자 협정은 EU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심각한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필리핀에 막대한 돈을 퍼부어 남중국해 문제를 가라앉히려고 공을 들였지만 결국에는 별 성과가 없었듯이 중국과 EU의 이번 투자 협정 또한 바이든 시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 내에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데다 중국과 EU 간의 깊은 유대감이 아닌 이해 관계를 따져 협상이 체결됐다는 점에서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또한 중국과 EU 간 투자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EU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협정의 실제 체결, 내지는 시행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 EU 의회의 경우 강제노역 금지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EU 동맹 강화를 추진하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책임 공방을 제기하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공론화할 경우 EU 의회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중국도 이번 합의에서 처음으로 환경·노동 관련 규정을 받아들였다. 중국은 강제노역에 반대하는 국제노동기구(ILO)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EU 투자협정 체결과 더불어 내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앞세워 유럽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확대하면서 EU의 대미 밀착을 견제할 방침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들어 11월 초까지 일대일로 사업의 상징인 중국-유럽 국제화물열차의 운행 편수가 1만1천 편을 넘어섰다면서 내년에도 중국의 유럽 물품 수입과 경제 지원 확대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EU와 중국 간 투자협정이 발효되면 우리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은 2008년 이래 미국 다음 한국의 제 2위 투자대상국이며, 2019년 기준 한국의 대중투자규모는 58억 달러(약 6조3천억원·누계액 708억 달러),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누계기준 2만7천799개사에 달한다.

 

투자협정이 발효되면 협정에 따른 외국기업의 투자진출 규제 완화, 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시장 진출 여건 개선은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기회를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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