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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약업계 기대주(下)]산업육성 의지 밝힌 정부...‘요동치는’ 전자약 시장

국내 전자약 시장, 글로벌 대비 걸음마 단계…허가 등 절차도 ‘복잡’
개별 기업간 개발 '활발'…美 FDA 품목 허가 신청 제품도 잇따라
정부, 전자약 산업 육성 의지 강조…업계 “연구 위한 지원 필수적”

 

[편집자주] 전 세계 제약업계가 개발한 수많은 의약품은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획기적인 치료법이 됐지만, 간혹 높은 가격과 부작용 등으로 인해 일부 환자는 사용조차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yond the pill’(의약품을 넘어) 이라는 기치 아래 생체전자공학 기술에 기반한 ‘전자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은 3~5년 이내에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줄 미래 유망기술 10개를 발표했는데, 전자도 그중 하나로 꼽혔다.

 

전자약은 투약하지 않아도 투약한 것처럼 신체가 생리학적인 반응을 나타내게 한다. 약 대신 전기적 신호 발생기를 사용해 전신에 퍼진 신경을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인데, 우월한 효과와 낮은 부작용·높은 편의성·저렴한 치료비용 등이 장점으로 머지않아 의약품을 대체하거나 보완해 또 다른 시장을 만들 수 있는 혁신 기술로 꼽힌다.

 

2021년 새해를 맞아 현재 미국·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개발이 시작된 전자약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알아보았다.

 

[글 싣는 순서]

 

(상편) “효과 좋고 부작용은 낮고”…의약품 대체재로 '부상'한 전자약
(중편) 글로벌시장 동향 살펴보니...시장내 진입한 ‘전자약’ 산업
(하편) ‘요동치는’ 국내 전자약 시장…시장 진입 등 정부 관심도 ‘증가’

 

【 청년일보 】 전자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며 어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약이 생소한 분야다.

 

근육통 완화를 위한 저주파·고주파 자극기, 요실금 치료를 위한 체내 이식형 전기배뇨 장치 등 전기 자극을 사용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사례가 있지만, 명확히 ‘전자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전자약은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이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추가로 검증받아야 하는 등 일반적인 의약품에 비해 절차도 복잡하다.

 

 

◆ 국내서도 ‘미래 먹거리’ 주목…전자약 개발 ‘붐’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전자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뇌질환 전자약 개발업체 와이브레인은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우울증 치료 전자약의 식약처 시판 허가 및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등재 통합심사 신청을 완료했다. 예정된 절차대로 심사가 완료되면 올해 안에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브레인 관계자는 “자사의 전자약 플랫폼은 의료진의 전자 처방을 통해 오남용을 원천 차단할 수 있고 어디서든 자가 사용이 가능한 업계 최소형 웨어러블 전자약”이라며 “판매 허가 승인 후 국내 주요 병원 및 클리닉, 국공립 의료시설을 대상으로 전자약 플랫폼 서비스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약 상장사 1호 리메드는 경두개 자기 자극기(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를 시작으로 신경 자기 자극기(NMS, Neuro Magnetic Stimulation), 근력 강화 자기 자극기(CSMS, Core muscle Strength Magnetic Stimulation) 등으로 기반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장비는 우울증 치료기 ‘ALTMS’다. 지난 2007년 서울성모병원 및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의 허가 임상을 시작해 2013년 허가를 획득, 2014년 판매를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 대한 치료 유효성이 입증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ALTMS’는 현재 국내 300여개 병원에 납품되었으며, 연간 15~20억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2013년), 일본(2016년), 유럽(2018년) 등 해외 인증도 획득했고,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해 올해 상반기 중 품목 허가 승인이 기대된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 관련 의료기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환자의 체내에 의료기기 삽입을 위한 투관침(Trocar)이다.

 

일부 글로벌 전자약 기업은 환자의 체내에 전자약을 삽입하기 위한 용도로 세종메디칼에 전용 투관침 개발을 요청했으며, 현재 임상 및 인허가를 위한 소규모 발주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설립된 뉴아인은 신경 활동 조절, 조직재생유도, 세포증식억제라는 전자약의 3가지 테마를 가지고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 중인 전자약 스타트업이다.

 

신경조절술 및 조직공학 기술을 적용해 안구건조증, 녹내장, 이명, 편두통, 안면신경 등의 적응증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임상시험 및 식약처 허가를 획득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설립 직후 J&J 주최의 기술 공모전에서 우승하며 업계의 이목을 끈 뉴아인은 2018년 11월 진행된 시리즈 A 투자 유치에서 헤이스팅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3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2월 진행된 시리즈 B에서는 기존 시리즈 A 투자자들과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했으며, 현재 기업 가치는 346억원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올해 Pre-IPO 투자를 유치해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제품 생산 및 마케팅 등 운영 비용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 전자약, 차세대 기반 기술로 육성…정부·지자체 관심↑

 

정부도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정부 R&D 확대에 전자약을 포함시키는 등 전자약을 ‘차세대 기반 기술’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019년 9월 발표된 ‘바이오 헬스 산업 혁신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금을 지난 2017년 2조6,000억원에서 2025년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미래 의료 연구개발 선도사업단을 설치해 전자약, 체액생검, 마이크로바이옴, 인체칩, 유전자가위, 3D 장기프린팅, 나노 의약, 소프트로봇 등 차세대 바이오헬스 기반 기술에 대한 국가적 연구 허브도 육성할 계획이다.

 

지자체도 전자약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해 5월 ‘전자약 기술개발사업 과제 기획 회의’를 열고 국책 연구기관, 인제대, 기업 등과 협력해 전자약을 김해의 신 성장 동력으로 특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해시는 ‘동남권 의·생명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자약과 같은 특화 산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전국 4대 의·생명 클러스터 거점 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 “전자약, 기존 의약품 대비 효과·안전성 측면서 발전해야”

 

전자약이 업계와 정부의 전망대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의약품 대비 발전된 형태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약의 장점 중 하나인 ‘타깃에 집중된 효과’의 발현도를 높이고 여러 부위, 다양한 질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치료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편의성 개선을 위해 전기 발생 장치가 점차 소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체내에 이식하는 과정에서의 최소 침습 삽입기술도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뉴아인 김도형 대표는 “우리나라 전자약 시장은 약 1,000만 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전자약이 상용화되면 신경 관련 문제의 치료와 유지를 집에서 지속해서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도 전자약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연구를 위해 기업뿐 아니라 학교에도 많은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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