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1 (월)

  • 구름조금동두천 27.1℃
  • 구름조금강릉 26.1℃
  • 구름조금서울 29.5℃
  • 구름조금대전 29.8℃
  • 구름많음대구 31.0℃
  • 구름많음울산 26.3℃
  • 맑음광주 28.4℃
  • 구름많음부산 24.9℃
  • 구름조금고창 27.0℃
  • 제주 25.4℃
  • 맑음강화 24.5℃
  • 맑음보은 28.3℃
  • 구름조금금산 27.8℃
  • 흐림강진군 27.1℃
  • 구름많음경주시 29.7℃
  • 구름많음거제 24.6℃
기상청 제공

[2021 제약업계 기대주(中)]글로벌시장 동향 살펴보니...시장내 진입한 ‘전자약’ 산업

미국·유럽 중심으로 전자약 개발 활발…GSK·베릴리 8천억 투자
제약시장내 안착한 기업도 나와…노보큐어 시장가치 4조원 평가
업계일각 “전자약, 상용화 시 치료 편리성·비용 측면서 효과 기대”

 

[편집자주] 전 세계 제약업계가 개발한 수많은 의약품은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획기적인 치료법이 됐지만, 간혹 높은 가격과 부작용 등으로 인해 일부 환자는 사용조차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yond the pill’(의약품을 넘어) 이라는 기치 아래 생체전자공학 기술에 기반한 ‘전자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은 3~5년 이내에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줄 미래 유망기술 10개를 발표했는데, 전자도 그중 하나로 꼽혔다.

 

전자약은 투약하지 않아도 투약한 것처럼 신체가 생리학적인 반응을 나타내게 한다. 약 대신 전기적 신호 발생기를 사용해 전신에 퍼진 신경을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인데, 우월한 효과와 낮은 부작용·높은 편의성·저렴한 치료비용 등이 장점으로 머지않아 의약품을 대체하거나 보완해 또 다른 시장을 만들 수 있는 혁신 기술로 꼽힌다.

 

2021년 새해를 맞아 현재 미국·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개발이 시작된 전자약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알아보았다.

 

[글 싣는 순서]

 

(상편) “효과 좋고 부작용은 낮고”…의약품 대체재로 '부상'한 전자약
(중편) 글로벌시장 동향 살펴보니...시장내 입지 잡은 ‘전자약’ 산업
(하편) '요동치는' 국내 전자약 시장…시장 진입 등 정부 관심도 ‘증가’

 

【 청년일보 】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자약 개발은 미국과 유럽 등 ‘의료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구글이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Verily)가 전자약 개발의 선도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GSK는 차세대 신경 조절 장치 개발이나 ‘전자약화’(electroceutical)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베릴리는 구글 연구소의 생명과학 프로젝트에서 스핀아웃 한 기업으로 다양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업체와 공동으로 최소 침습 혈당 측정기(CGM), 혈당 측정 콘택트렌즈, 임상시험용 시계 등 다양한 차세대 혁신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GSK와 베릴리는 지난 2016년 생체전자공학 의약품(Bioelectronic medicines) 개발을 목표로 ‘갈바니’(Galvani Bioelectronics)를 합작 설립하기도 했다. 양사는 이를 위해 7년간 최대 5억4,000만 파운드(한화 약 8,032억원)를 공동 출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글로벌 거대 제약사의 연간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갈바니가 오는 2023년경 승인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인 제품은 한 차례 시술로 효과가 수십 년간 지속되는 내장 형식의 ‘전자약학’ 기기다. 이는 체내의 신경 신호와 활동 전위의 부조화를 제어하는 것으로, 염증성 질환 및 대사계 내분비 계통의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갈바니는 개발하는 제품의 정확성 정도를 정밀기기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만약 실현된다면 맥박 조정기나 매립식 전기 자극 장치 등 기존 바이오 일렉트로닉스와 뉴로 모듈레이션 장치보다 훨씬 소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경 자극과 면역 및 대사기능의 관계를 이용해 비만·당뇨병·심혈관 질환·항암까지 전자약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며 “적용 장치의 형태도 제반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비 침습적 방식인 손목시계 형태부터 전력을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는 알약 크기의 소형화 기기까지 상용화 됐다”고 말했다.

 

 

◆ 전자약 시장 쟁탈전 ‘물밑경쟁’ 치열…스타트업 인수도 ‘활발’

 

전자약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기록한 기업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달성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 획득 등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이자 4조원 대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노보큐어(Novocure)는 종양 치료 전기장(Tumor Treating Field)을 생성하는 장치인 ‘옵튠’(Optune)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종양 부위에 저전력 전기장을 발생시켜 암세포의 분열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지난 2011년 FDA 승인 이후 항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2015년 이후 누적 사용 환자는 약 1만7,000명에 달한다. 매출액 증가에 따라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기 자극을 통해 뇌종양의 증식을 제어하는 파이프라인의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Inspire Medical System)의 ‘인스파이어’(Inspire)는 목 부위에 전극을 심어 설하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한다. 가슴 위에 부착한 장치를 통해 호흡 패턴을 추적해 필요 시 기도를 열어주는 기능도 한다.

 

이 회사의 2019년 매출액은 8,000만 달러(한화 약 870억원)에 달하며, 시가총액(2020년 12월 3일 기준)은 52억 달러(한화 약 5조6,580억원)에 이른다.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전자약 개발을 시도하는 글로벌 제약사도 있다. 존슨앤존슨(J&J)비전케어는 지난 2017년 물리적 자극으로 각막 표면의 눈물층을 정상화해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인 ‘마이봄샘 기능 저하’를 치료하는 장비를 개발한 티어사이언스(TearScience)를 인수했다.

 

엘러간은 지난 2015년 코에 자극을 줘 눈물을 유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컨슈머 의료기기 연구·개발 회사 오큘레브(Oculeve)를 1억2,500만 달러(한화 약 1,36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도 했다.

 

 

◆ “전자약, 수백억 달러 잠재력 보유…올해부터 성과 기대할 만”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Setpoint Medical’은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생체전자 임플란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Cala Health’는 각 개인에 맞게 말초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신경조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Theranica’는 뉴로모듈레이션과 무선 기술을 결합해 편두통과 같은 질환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자약을 개발 중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자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고 상용화가 진행된다면, 전 세계 제약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약이 약물 부작용 및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면도 있고 기존 약제의 효과 증강 및 보강 효과도 있는 만큼, 치료의 편리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 질환은 전자약이 대상으로 하는 질환과 상당수 겹쳐있다”며 “자가 면역 질환의 항체 의약품이나 대사·내분비계 질환 치료제의 대체재로 전자약이 선택된다면, 수백억 달러의 시장 잠재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WEF의 10대 미래 유망기술은 가까운 미래(3~5년 이내)에 글로벌 사회, 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WEF의 전망대로라면, 전자약은 올해부터 2023년 사이에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