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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 아파도 병원에 갑니다

 

【 청년일보 】 "정신과 간다고? 너 미친 거 아니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에 대해 이런 식의 편견 섞인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정신적으로 아프고 흔들릴 수 있는 존재이며, 감기처럼 정신질환도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통을 방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및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정신질환 경험자 중 치료받은 비율은 OECD 평균 약 50%에 비해 한국은 약 20~30% 수준이다.

 

초기 증상자의 상담률은 우울, 불안, 불면 등 증상이 있어도 전문 기관을 찾는 비율은 10명 중 3명 이하로, 이유는 사회적 낙인과 편견, 진료기록 노출에 대한 불안, 주변의 부정적 반응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었다.

 

특히 청년층과 직장인 사이에서 정신과 진료 기록이 향후 취업이나 보험 등에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나중에 불이익 생길까 봐 그냥 참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따라서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정신건강기관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편견을 바로잡는 방법에는 첫째,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 교육 강화가 있다. 학교, 직장, 공공기관 등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한 질환이며, 조기 치료 시 높은 회복률을 보인다.

 

둘째,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드라마나 예능, 다큐멘터리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실제 치료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도 편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정신건강 서비스의 일상화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 아파도 병원에 간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정신건강을 특별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일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정신건강기관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비밀 보장과 익명성 강화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병·의원은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기본적인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건강 기록이 보험이나 취업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고, 실제 일부 생명보험 가입 거절 사례도 있어 제도와 인식 사이의 괴리가 크다.

 

둘째, 초기 상담의 접근성 확대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정신건강사회복지사나 간호사를 통해 초기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 전화·온라인 상담이 운영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상담 서비스가 시범 도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바일 앱 기반의 국가 시스템이나 전국 단위 통합 플랫폼은 아직 미흡하며, 지자체 간 편차도 커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

 

셋째, 심리 지원 바우처 및 상담비 지원 확대다. 현재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바우처 사업을 시행 중이나, 연령·소득·특정 상황(예: 재난 경험자, 자살 고위험군 등)에 한정돼 보편적 접근성이 부족하다. 청년, 노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담비 지원 확대와 복지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넷째, 회사와 학교 내 정신건강 프로그램 활성화이다. 직장인과 학생이 쉽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배치하거나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근로자 정신건강 프로그램 운영이 권고되고 있으나, 인력 부족과 낮은 이용률, 실질적 연계 부족 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스템을 정비하고 실질적인 운영을 강화해야 한다.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는다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더 이상 '정신과 = 미친 사람'이라는 낡은 고정관념에 갇혀 고통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회 전체가 마음의 건강을 일상 속에서 돌보는 문화로 나아가야 하고, 그 출발점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신건강의학과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노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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