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김아현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4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9/art_17527532159861_ccebbc.jpg)
【 청년일보 】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산업 전반에 변화가 일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은 텍스트·음성·이미지를 넘어서 자율주행, 신약 개발, 금융 예측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간과하기 쉬운 문제가 하나 떠오른다. 바로 전력 수요다.
국내 데이터센터 한 곳이 하루에 소비하는 전력량은 50~150MWh 수준으로, 이는 중소도시 전체의 하루 사용량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AI 연산 인프라가 요구하는 전력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GPT-5급 모델의 단일 학습에 100만kWh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AI는 이제 연산 성능보다 전력 인프라에 더 크게 의존하는 산업이 되었고, 에너지 공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 재생에너지로는 감당할 수 없는 AI의 전력 수요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가를 두고, 에너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 정부는 여전히 탄소중립 기조를 유지하며,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제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간헐성 전원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해당 전략이 AI 기반 산업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출력이 기후와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 전원이기 때문에,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에는 구조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기술적 성숙도와 경제성 측면 모두에서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기존 전력망 역시 간헐성 전원의 변동을 안정적으로 수용하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
◆ 탈원전 정책과 산업계의 비대칭적 움직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정책 기조 또한 재생에너지 중심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정부 예산안에서도 관련 항목이 축소되었으며,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 방향은 변동 없이 재생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산업계와 외교 현장에서는 원자력 활용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체코, 폴란드 등과의 협력을 통해 원전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국내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도 SMR 상용화를 위한 기술 및 사업화를 준비 중이며, 관련 특별법 제정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책 방향과 산업 현장의 움직임 사이에 구조적 괴리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정책 기조와 산업 현실의 충돌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국제적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역량에 달려 있다는 점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동시에 막대한 전력을 소비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제한적이며, 원자력은 그 중 유일하게 기술적 검증을 마친 기저 전력원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정치적 부담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공론화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책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산업계와 기술 영역에서는 이미 SMR 개발, 원전 수출 확대, 제도 기반 마련 등 실질적인 행보가 진행되고 있다.
◆ AI 시대, 에너지 전략의 본질을 묻다
디지털 전환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미 명확해지고 있다. 고도화된 AI는 데이터뿐 아니라 막대한 연산 자원과 전력 인프라를 전제로 작동한다. 이처럼 전력 수요가 핵심 변수로 부상한 상황에서, 원자력을 배제한 에너지 전략이 과연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I 산업이 전력 집약적 구조로 진화한 지금, 기술 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우리는 어떤 에너지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가.
【 청년서포터즈 8기 김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