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금융시장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린 복합 위기(Polycrisis)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부 주식시장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오히려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제 금융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을 넘어, 얼마나 정교하게 위험을 설계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은행권, '데이터 사이언스'로 신용 리스크의 사각지대 없앤다
과거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담보와 과거 소득 이력에 의존한 정적(Static) 관리였다면, 최근에는 정량적 모델링과 데이터 기반 분석을 결합한 동적(Dynamic) 관리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머신러닝 기반의 신용평가 모형(CSS) 고도화다. 은행권은 전통적인 금융 정보에 통신료 납부 이력, 소비 패턴 등 대안 데이터(Alternative Data)를 결합해 차주의 부도율(PD, Probability of Default)을 더욱 정밀하게 산출하고 있다.
이는 잠재적 부실을 사전에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EWS)'의 정밀도를 높여,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최적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 금융공기업, 시뮬레이션 통해 '시스템 리스크' 선제적 방어
공적 자금을 운용하며 금융 시스템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공기업은 리스크 관리의 기준을 '공공성'과 '안정성'에 둔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 Simulation) 등 공학적 기법을 동원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일상화됐다.
금리 변동, 환율 급변 등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를 조합한 수만 가지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는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금융공기업만의 리스크 관리 철학을 보여준다.
◆ 증권업계, '포트폴리오 최적화'로 변동성에 맞서다
변동성이 극대화된 증권시장에서는 투자 전략 자체가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고전적인 마코위츠(Markowitz)의 포트폴리오 최적화 이론을 넘어, 최근에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장 변화에 따라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보편화됐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단순 종목 추천보다는 '자산 배분'과 '리스크 분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리스크 관리가 곧 수익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됐음을 의미한다.
◆ 결론: 리스크 관리는 금융의 '신뢰'를 지탱하는 기술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 시장의 리더십은 '리스크의 정량화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확실성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위험의 크기를 측정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로 유도하는 시스템적 접근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의 신뢰는 호황기의 성과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유지되는 안정성에서 비롯된다. 산업 전반의 효율을 연구하는 산업공학적 관점이 금융과 만났을 때, 금융 시스템은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것, 그것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금융의 명확한 해법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민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