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다."
안타깝게도 이 말은 옛말이 되었다. 뉴스를 틀면 10대 청소년, 20대 대학생 마약 사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SNS나 다크웹을 통해 '피자 한 판' 주문하듯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된 탓이다.
호기심, 잘못된 정보, 혹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불법 약물에 손을 대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딱 한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현대 과학수사 앞에서 철저히 무용지물이다.
◆ 소변은 단기 기억, 머리카락은 장기 기억
소변 검사는 간편하고 빠르지만, 수용성인 약물 성분이 체외로 빠르게 배출되어 투약 후 일주일 정도면 검출이 어렵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즉, 소변은 과거의 투약 사실을 증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모발'이다. 혈액을 타고 흐르던 마약 성분은 모근을 통해 머리카락 안쪽으로 침투해 단백질에 고정된다. 한 번 고정된 약물 성분은 머리카락이 자라남에 따라 나이테처럼 그대로 보존되어 나온다.
머리카락은 한 달에 평균 1㎝씩 자란다. 따라서 3㎝만 확보해도 최근 3개월간의 투약 이력을, 부위별 분석을 통해 투약 시기까지 낱낱이 알 수 있다. 머리카락은 단순한 털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역사를 기록하는 생체 블랙박스인 것이다.
◆ 검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검사를 피하려 제모나 탈색을 하고 나타나는 용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꼼수에도 마약 성분 검출은 가능하다. 우리 몸의 모든 체모에서 약물 검출이 가능하며, 체모는 머리카락보다 성장과 빠지는 주기가 길어 오히려 더 오랜 기록을 담고 있기도 하다. 몸 어딘가 남은 단 한 올의 체모가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또한 과학수사에서는 인체 내부 소화·대사 과정을 거쳐 생성된 '대사 물질'을 찾는다. 최첨단 장비는 겉면이 손상된 머리카락 속 나노 그램 단위의 미세 성분까지 찾아내므로, 탈색으로 증거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최근에는 손톱과 발톱 분석까지 영역이 확장되었다. 단백질로 이루어진 손발톱은 약물 축적이 잘 되고, 자라는 속도가 달라 모발 검사를 완벽히 보완하는 훌륭한 시료가 된다.
◆ 호기심의 대가는 너무나 크다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마약은 뇌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고 도파민 체계를 망가뜨려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만드는 치명적인 '독'이다. 그 독의 흔적은 아무리 지우려 노력해도 과학이라는 돋보기 아래 반드시 드러난다.
한 번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투약은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져, 언젠가는 반드시 나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 돌아온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장진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