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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의사만 있나요?"…병원 안의 '어벤져스', 숨은 협업의 주인공들

 

【 청년일보 】 병원 복도를 바쁘게 오가는 수많은 발걸음. 우리는 흔히 그 주인공들이 모두 의사나 간호사일 것이라 짐작하곤 한다. 하지만 한 환자가 일상을 되찾기까지, 병원 안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최근 의료계의 핵심 가치로 떠오른 '다학제적 협진'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 모여 만드는 완벽한 하모니의 결과물이다. 과연 우리가 마주치는 가운 입은 사람들 속에는 어떤 주인공들이 숨어 있을까? 그 특별한 '팀플레이'를 소개한다.

 

◆ 협진의 키를 쥐고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치료의 설계자', 의사

다학제 협진이라는 오케스트라에서 최종적인 선율을 결정짓는 이는 바로 의사다. 과거의 의사가 단독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는 독주자였다면, 오늘날 다학제 시스템 속의 의사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율해 하나의 완벽한 치료를 위한 지휘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학제적 협진을 통한소견을 종합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하며,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중심을 잡는다.

 

◆ 환자와 의료진을 잇는 '다학제 협진의 코디네이터', 간호사

 

협진이 불협화음 없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각 전문가의 목소리를 하나로 조율하는 중심점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바로 간호사다. 간호사는 24시간 환자의 곁을 지키며 상태 변화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전문가다.

 

단순히 간호를 넘어, 의사가 설계한 계획이 다른 전문 직종의 결과와 맞물려 안전하게 적용되는지 모니터링한다. 환자의 사소한 징후 하나까지 팀 전체에 공유하며 치료의 방향을 현장에 맞게 조정하는 소통의 역할을 맡는다.

 

◆ 치료의 나침반을 만드는 '데이터 설계자',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

 

의료진이 최선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펼쳐보는 것은 숫자와 그래프로 가득 찬 검사 결과지다. 이 결정적인 '진단의 근거'를 만드는 주인공이 바로 임상병리사다. 이들은 환자의 혈액, 소변, 조직 등에서 질병의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정밀한 숫자로 변환한다. 혈당 수치부터 미세한 면역 반응까지, 이들이 검증한 데이터는 의료진이 오판 없이 정확한 치료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견고한 나침반이 된다.

 

의료진이 환자의 몸 내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해 주는 이들은 방사선사다. X-ray부터 CT, MRI, 초음파 등 첨단 영상 장비를 운용하며 영상을 구현한다. 단순히 촬영 버튼을 누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된 각도와 강도를 조절하여 질병을 정확히 포착해 낸다. 뼈의 미세한 금부터 장기 속에 숨은 작은 염증까지, 이들이 구현한 고해상도 영상은 의료진에게 환자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예리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 전신 건강을 사수하며 '생명의 입구를 지키는 감염 관리자', 치과위생사

 

병원 내 협진에서 결코 빠져선 안 될 축이 바로 구강 관리다. 흔히 치과위생사를 일반 치과 의원에서만 만나는 직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종합병원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이들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보이지 않는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 대수술을 앞둔 중환자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고령 환자들에게 입속 세균은 단순한 구강 질환을 넘어 치명적인 전신 감염원이 되기 때문이다.

 

치과위생사는 다학제 팀 내에서 환자의 구강 위생 상태를 관리하며, 세균이 혈류를 타고 들어가 폐렴 등 심각한 2차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을 원천 봉쇄한다. 환자의 입구를 지킴으로써 전신 건강을 지켜내는 최전방 수비수이다.

 

◆ 삶의 기능을 재건하는 '희망의 설계자',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병실 침대를 벗어나 환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움직임의 자유와 일상이 동시에 회복되어야 한다. 물리치료사는 환자의 굳어진 관절을 깨우고 약해진 근육을 단련시켜, 다시 자기 발로 설 수 있는 '기동력'을 제공한다. 단순히 걷는 연습을 돕는 것을 넘어 보행 패턴을 분석하고 근골격계의 균형을 바로잡아, 환자가 통증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문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도록 신체적 기반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 곁에서 작업치료사는 환자가 다시 '사람다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환자가 다시 손을 뻗어 숟가락을 쥐고 식사를 하거나, 스스로 옷을 입는 등 구체적인 일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활을 이끈다. 뇌 손상이나 마비로 잃어버린 일상의 동작들을 학습시키고 인지 기능을 재건하며, 환자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섬세한 조력자다.

 

다시 병원 복도를 바라보자. 이제 우리는 그 바쁜 발걸음 속에서 단순한 흰 가운이 아닌, 각자의 전문성으로 무장한 '어벤저스'를 발견할 수 있다. 병원은 의사 혼자 이끌어가는 독주회가 아니라, 수많은 보건의료 전문가가 각자의 악기를 완벽하게 연주하며 화음을 맞추는 오케스트라다.

 

"의사만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다. 환자의 곁에는 당신의 평범한 일상을 응원하는 수많은 '숨은 주인공들'이 언제나 함께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임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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