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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도로 위의 움직이는 물류센터, 'V2V' 배송

 

【 청년일보 】 대학생활을 하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친구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쿠팡의 로켓배송, 새벽배송이다. 이처럼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쿠팡의 자체 배송 인프라, 수요예측 기술, 자동화 시스템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많은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는 고객 밀집 지역 인근에 초근접 FC가 있어, 빠른 피킹과 출고가 가능하고 불필요한 경로를 줄이는 직배송이 가능하다.

 

반면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방이사 섬은 로켓배송 등의 서비스 가능 지역이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제한적이다. 수도권에 비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수도권 만큼 FC를 많이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주도 내부에서 외부 물류사를 사용하는 판매자나 개인이 택배를 보낼 때는 제주도에서 육지로 갔다가 다시 제주도로 오는 불필요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떠오른 새로운 물류 모델이 V2V(Vehicle to Vehicle) 배송 이다. 이는 말 그대로 차량과 차량 간에 물품을 전달, 이동시키는 배송 방식을 의미한다. 기존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물류 모델과 달리, V2V는 대형 물류센터라는 중간 환승 거점 없이 차량끼리 직접 릴레이로 배송을 연결하는 것이다. 차량과 유휴 공간(주차장이나 공터 등)이 물류센터의 역할을 대신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이처럼 물류센터 없이도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V2V는 대형 물류센터 구축이라는 막대한 고정비를 절감하여 당일 배송을 일반택배 가격과 가까운 수준인 건당 2천원~3천원대의 가격으로 실현 가능하다. 이는 최소 6천원 이상인 퀵서비스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한 중앙 허브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유연성은 물론, 불필요한 루트 생략, 중앙 허브에서의 리드타임 감소로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가치는 전체적인 배송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배달대행 기사가 한 번에 4~5개의 주문을 처리하는 반면, V2V는 권역별로 20~30개 이상의 물량을 한 차량에 실음으로써 배송 '밀집도(Density)'를 극대화한다. 라스트마일 배송기사 한 명이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V2V를활용한 실제 사례 중 하나가 위밋모빌리티와 제주로지스틱스가 협력해 만든 '제주오늘' 서비스이다. '제주오늘'은 오전 11시 30분까지 들어온 주문은 그날 오후 안에 배송되며, 이후 들어온 주문은 다음날 배송된다.

 

'제주오늘'은 제주도를 5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5명의 기사를 권역별로 배정함으로써 주요 배송 차량 약 5대를 기본으로 운영한다. 수요가 늘어날 경우, 외부 차량을 추가해 최대 약 20대까지 확대할 수 있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중간 허브는 등장하지 않으며 기사 1명당 하루 30~5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콜드체인 적용 차량 활용으로 제주도 내 신선식품도 당일 배송이 가능해졌다. 위에서 언급했듯, 제주도 내 택배도기간이 오래 걸리고 예측이 어렵다. 이에 신선한 재료가 필수인 도내 자영업자들은 막대한 비용으로 퀵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재료를 사러 가야했지만 '제주오늘'이 이러한 불편을 해결해준 것이다.

 

실제로 모든 배송에 제주오늘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주도 기업인 한백김치 노형점 대표는 '제주오늘' 서비스에 김치를 비교적 저렴한 값으로 빠르게 신선한 김치를 고객에게 배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전에는 일반 택배 서비스를 사용했었고 제주도 내 배송도 2~3일이 걸려 김치가 익어서 온다는 고객의 불평이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V2V 배송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 기술과 운영의 복잡성이다. V2V 배송은 차량이 만나는 시간을 단순히 약속으로 정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가 최적의 경로와 시간을 실시간으로 계산하여 실시간 라우팅과 차량 스케줄을 최적화한다. 때문에 이 소프트웨어에 오류나 장애가 생기는 경우 전체 물류 시스템이 마비되는 위험이 존재한다.

 

둘째, 운영 효율의 딜레마이다. 당일 배송이라는 짧은 리드타임 때문에 간선 차량이 물량을 가득 채우지 못한 채 출발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운영사들은 이러한 '집하의 비효율'을 '빠른 배송의 효율'로 상쇄한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집하와 배송 단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핵심 과제이다.

 

셋째, 확장성 문제이다. V2V 역시 다른 물류 시스템과 같이 규모의 경제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결국, 지속 가능한 수익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물동량이 적은 경우 저렴한 단가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V2V는 미래 초연결 물류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도심 곳곳이 물류센터로 연결되는 초연결 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그 이동 수단마저 차량에서 드론 등으로 더 다양화된다면 V2V의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이를 통해, 초고속 배송은 물론 거대한 공간이 필요한 물류센터가 사라지며 도시 공간의 효율성 증대와 공간 활용방식 재정의라는 새로운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남윤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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