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하반기 은행권 전망(中)] 하반기 메타버스로 MZ세대 '정조준'···디지털 혁신 나선 은행권

'소통과 기회의 창구'로 활용···MZ세대 고객과 접점 확대
현재는 회의·내부행사 활용···향후 메타버스 영업점 구축
법·제도 정비 걸림돌···금융 상품 판매 "아직 갈 길 멀어"

 

[편집자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들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대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하반기 역시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NIM 상승에 따른 실적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은행 건전성 부분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4대 금융지주는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한 사업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에 따른 금융권 판도 변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인터넷은행들은 은행업에 뛰어든 후발 주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MZ세대를 끌어안으면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은행권 전망을 상, 중, 하 3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상) 2분기 역대급 실적 전망···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하반기도 '맑음'

(중) 하반기 메타버스로 MZ세대 '정조준'···디지털 혁신 나선 은행권

(하) 인터넷은행 약진에 판도 변화 관심···금융권 주도권 싸움 본격화

 

【 청년일보 】 은행권이 가상공간 '메타버스(Metaverse)' 활용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메타버스는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의 현실 버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가상공간의 아바타를 통해 비대면 회의·행사 등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향후 전자상거래, 금융거래 등으로의 발전도 무궁무진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이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MZ세대(1980년대초반~2000년대초반 출생)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 고객상담은 물론 금전거래, 상품판매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 MZ세대에겐 이미 사회적 활동 공간···1770조원의 고부가가치 산업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이미 사회적 활동 공간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미래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메타버스의 산업적 가치 또한 어마어마하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가입자 수는 이미 2억명을 돌파했으며, 사용자의 80%가 18세 미만의 청소년이다. MZ세대는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통해 옷과 아이템 등을 소비한다.

 

해외에서는 로블록스(ROBLOX)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로블록스는 미국의 9∼12세 어린이 약 70%가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로블록스는 뉴욕 증시에서 가장 핫한 종목으로 꼽힌다. 로블록스는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이달 12일 현재 86.54달러를 기록, 공모가(45달러) 대비 92.31% 급등하는 등 메타버스의 대장주로 떠오른 상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에서 원격 교육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등 가상세계 속 활동에 익숙하다. 특히 가상 재화와 서비스 구매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을 통해 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하는 등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957억 달러(약 110조원)이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조5429억 달러(약 17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메타버스에 올라탄 은행권···가상공간 통한 영역 확장 시도

 

은행권 역시 디지털 전환(DT) 흐름에 따라 메타버스를 활용,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매년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 연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해 가상행사로 대체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아바타 캐릭터 '라울'로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은행장은 "신입행원들이 가상세계에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은행의 도전정신과 혁신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MZ세대 직원들도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만났다. 이번 행사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능을 활용해 아바타와 친해지기, 단체사진 촬영 및 셀카 이벤트 등 MZ세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물론 은행들의 메타버스 활용은 초기인 만큼 내부 소통·가상행사 등 한정된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향후 메타버스 공간에 가상 영업점을 세우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등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나섰다.

 

로블록스 플랫폼이나 가상현실기기(HMD)를 활용한 가상금융 체험관을 실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아바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향후 디지털 자산과 융합되며 새로운 금융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외부 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가상지점 구축 등 미래고객 선점과 금융혁신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금융권 메타버스 활용 아직 초기 단계···법제 정비 등 갈길 멀어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 2.0' 정책 발표를 통해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과 데이터 구축,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비즈니스를 파격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타버스 속에서 영업점, 금융상품 판매는 아직 초기 단계로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무수히 많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견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속에서 금융상품을 판매로까지 이어가려면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법률 등 제도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쉬운 사안이 아니다"며 "일반 기업들이 판매하는 상품들과 금융회사의 상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올해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관련해 상품 판매에 대한 설명에서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이슈도 살펴봐야 한다"며 "아직은 법제의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메타버스의 부상에 따른 법제 현안과 관련 쟁점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대응 과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민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한국법제연구원이 '메타버스 확장, 가상세계의 부상과 현안 과제'라는 주제로 주최한 포럼에서 "메타버스는 기존 규범 체계에 대한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메타버스 발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경쟁법적 관점에서 남용 행위의 억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쟁법이란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공정한 행위를 규율하는 법령을 말한다. 

 

손승우 중앙대학교 교수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서 관련 법적 개념이 부재하다"며 "메타버스 유형을 분류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은 물론 게임형과 생활형 서비스를 구분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