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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은행권 전망(下)] 인터넷은행 약진에 판도 변화 관심···금융권 주도권 싸움 본격화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 MZ세대 대거 유입···금융권 판도 위협
시중은행 일년 새 예·적금 23조원 증발···고객 이탈 긴장감 고조
금융지주사 회장들 하반기 전략회의서 MZ세대 수요 대응 강조

 

[편집자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들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대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하반기 역시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NIM 상승에 따른 실적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은행 건전성 부분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4대 금융지주는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한 사업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에 따른 금융권 판도 변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인터넷은행들은 은행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MZ세대를 끌어안으면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은행권 전망을 상, 중, 하 3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글 싣는 순서]

 

(상) 2분기 역대급 실적 전망···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하반기도 '맑음'

(중) 하반기 메타버스로 MZ세대 '정조준'···디지털 혁신 나선 은행권

(하) 인터넷은행 약진에 판도 변화 관심···금융권 주도권 싸움 본격화

 

【 청년일보 】 인터넷뱅크의 대표 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오는 8월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3000~3만9000원으로 이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15조7000억원에서 최대 1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8조5000억원은 KB금융(23조7400억원)과 신한지주(21조5700억원)의 뒤를 이어 시총 3위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이 은행권의 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인터넷은행의 급성장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은행은 은행권에 뛰어든 후발주자임에도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편의성과 속도를 앞세워 MZ세대를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소비 트렌드와 문화를 주도하며 사회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태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1년 만에 23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하반기 경영 전략으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래 주요 고객인 MZ세대를 인터넷은행에 완전히 빼앗길 경우 금융권 판도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가파른 성장세···금융시장 주도권 위협

 

불과 몇 년 사이 카카오뱅크를 선두로 인터넷은행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금융시장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용자 수(계좌 미개설 서비스 이용 고객 포함)는 1615만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70만명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이용 고객 중 2030세대가 60%를 넘는 데다 4050세대의 이용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월 1회 이상 접속 이용자 수(MAU)는 이미 지난 2019년 업계 1위로 올라선지 오래다.

 

카카오뱅크의 예수금과 대출금 역시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25조3910억원과 21조605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성장세도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케이뱅크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암호화폐의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입출금 계좌 발행을 시작한 이후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월간 기준으로 21만명이 신규 가입해 카카오뱅크의 22만명을 추격하기 시작한 케이뱅크는 올 1월 28만명이 유입돼 처음으로 카카오뱅크(21만명)를 넘어섰다. 더욱이 올 2분기에는 228만명이 증가해 지난 3년 간 총 가입자 수 157만명을 한 분기 만에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9월 말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 역시 '포용과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이나 신용이 부족한 사람) 대상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토스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 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은 아르바이트 급여와 같이 원천 징수로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까지 평가할 수 있다"며 "사회 초년생처럼 신용 이력이 부족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일년 새 예·적금 23조원 증발···시중은행, 고객 이탈 긴장감 고조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시중은행의 고객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예·적금은 1년 만에 23조원 증발했다. 중도 해지된 정기 예·적금 통장도 843만1537개로 2019년보다 105만643개(14.2%) 늘어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른바 '제로금리(0.5%)'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으로 많은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는 이른바 영끌과 빚투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주식과 암호화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MZ세대 가운데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이 315만7000명으로 전체의 21.1%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암호화폐를 처음 접한 투자자 가운데 20대가 32.7%(81만6039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0.8%(76만8775명)로 뒤를 이었다. 올해 1분기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든 MZ세대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가 너무 낮아 예·적금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만큼 MZ세대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MZ세대의 특성이 속도감인 만큼 은행들이 보다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지주사 회장들,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MZ세대 중요성 강조

 

기존 은행권에서 MZ세대의 이탈이 늘어나자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잇달아 MZ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 주요 고객인 MZ세대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디지털 시대에 금융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9일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가운데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면서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같은 날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을 열고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속도'와 '기업문화'를 제시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인 만큼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제1회 신한문화 포럼'에서 "신한문화를 재창조(REBOOT) 하기 위해서는 먼저 버려야할 것을 삭제(Delete) 해야 한다"며 "관행적 업무 방식 등 새로운 문화의 장애물을 치우고 내부 관리 프로세스를 다시 고객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관료주의를 버리고 보다 객관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중간 관리자들이 리더와 MZ세대를 연결하고, 창의성과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권한과 역할을 재설계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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