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창업의지가 지난해보다 낮게 나타났다.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근무여건과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에 따르면 대학교 졸업예정자 중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비율은 28%로 지난해 30%보다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스타트업 창업자(114명)와 재직자(250명), 대기업 재직자(500명), 대학교 졸업 예정 및 취업 준비생(200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분위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68점을 줬다. 2015년 55점, 지난해 63.9점에 비하면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은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 답한 비율도 50%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직접 창업에 뛰어들 당사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졸업 예정자의 창업 고려 비율은 대기업 재직자(41.4%)보다 한참 낮았다. 스타트업 취업에 대해선 대기업 재직자들은 19.8%, 대학교 졸업 예정자의 23%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창업지원 확대로 2016년 스타트업들이 가장 목말라했던 '기반자금 확보와 투자 활성화'는 지난해부터 2위로 밀려난 반면 '규제완화'가 2년 연속 가장 시급한 개선점으로 꼽혔다. 이제는 돈보다도 규제 때문에 사업이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규제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의 사례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스타트업을 일자리로 택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상환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 센터장은 "서울대 졸업생에게 하고 싶은 일을 물으면 2.7%만 창업이라고 답하는 게 국내 혁신 현장의 현주소"라며 "학생들이 뭔가를 시도해보려 해도 규제 때문에 안된다는 인식 때문에 상당히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뚜렷한 성공사례가 없다보니 대기업에 비해 근무여건이 열악한 스타트업이 구직자들을 유인할 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근무여건을 묻는 질문에 조직문화가 수평적이라는 것 외에 종사자들에게 스타트업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나 출산·육아·휴직 등의 여건에 있어 대기업보다 못한 점수를 받았다. 초봉에 있어서도 스타트업은 2000만~3000만원 사이에 주로 몰려있어 3000~5000만원 사이에 주로 분포된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스타트업은 '대박신화'를 꿈꾸며 시작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업계에 제대로 엑시트(투자금회수)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보니 구직자를 스타트업으로 유인할 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