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공직자의 사적 이익 추구를 차단하기 위한 이해충돌방지법이 29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19대, 20대, 21대 국회를 거치며 폐기와 재발의를 거듭하다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이나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는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직무수행 중 사적 이해 관계자와 얽힐 경우 스스로 이를 피하는 것도 주문하고 있다. 직무 관련자와의 금품 거래는 규제 및 감시 대상이다. 이 법은 또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나 고위공직자의 가족이 해당 공공기관과 산하기관, 자회사 등에 채용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공직자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은 공공기관 및 산하기관과의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특히 토지와 부동산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공직자의 경우 기준을 강화, 부동산 매수 14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처벌도 강한 편이다. 미공개 정보로 재산상의 이득을 취한 공직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미공개 정보를 받아 이익을 얻은 제3자도 처벌 대상이다. 이 법의 직접 적용 대상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등 190만
【 청년일보 】 검찰은 국가 최고 수사기관이다. 총수인 검찰총장은 엄격한 상명하복(上命下服)으로 무장되고,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의 원칙을 고수하는 검사집단을 지휘한다. 한마디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검찰은 민간인은 물론 정치인 등 힘 있는 자들을 상대로 수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보장이 필수적이다. 검찰이 조직 체계상 행정부에 속하지만 다른 부처와 달리 일방적인 지휘를 받지 않는 이유다. 특히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에 보장돼 있다. 지난 1988년 검찰청법이 개정되면서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는 조항이 생겨났다. 검찰총장 임기제 역시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청법 개정 이후 2년 임기를 끝까지 채운 역대 검찰총장은 8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3명은 중간에 사퇴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윤석열 검찰총장도 임기를 4개월 남긴 상태에서 검찰을 떠났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검찰총장들은 대부분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과의 갈등을 겪었다. 특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상대를 벨 수 있지만 자칫하면 자신이 다
【 청년일보 】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기업집단이다. 그룹 산하 삼성전자 한 회사의 매출만 국내총생산(GDP)의 15% 안팎을 차지한다. 올해 브랜드 가치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기업 톱(TOP) 5에 이름을 올렸다. 우스갯소리로 한국 사람이 평생 피할 수 없는 3가지가 있는데, 바로 세금ㆍ사망ㆍ삼성이라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재벌의 대명사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재벌이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가 경영권 승계다. 후계자의 능력과 승계 이후의 지속 성장, 특히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등이 현안 과제다.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형제 또는 남매간 분쟁으로 세간의 차가운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경영 승계가 잘못될 경우 기업의 운명은 물론 종업원, 협력회사, 고객 등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산 상속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의 관전 포인트는 당초 3가지였다. 그룹 경영권과 관련된 삼성 계열사 주식 배분 내역과 상속 재원, 감정가만 3조원에 육박하는 미술품 등 '이건희 컬렉션' 기증, 그리고 이건희 회장 재산의 사회 환원이다. 하지만
【 청년일보 】 대부분 나라의 법원 앞에는 천으로 두 눈을 가리고, 양손에 천칭 저울과 칼을 든 여신상이 서있다. 바로 정의의 여신 디케(Dike)다. 디케가 두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오로지 정의, 즉 법을 통해 사안을 판단해야 한다는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민주국가는 국가 권력을 입법ㆍ사법ㆍ행정으로 나눠 상호간 견제와 균형을 유지시킨다. 이 가운데 선출직이 아니면서 권한과 임기를 보장받는 것이 사법부다. 권력ㆍ금력ㆍ이념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포퓰리즘의 덫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다. 만약 법관마저 선거로 뽑으면 특정 진영의 선거 패배는 곧 멸망을 의미한다. 목숨을 건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사법부에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이유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의 출범 직후 진보 성향의 한 소장 판사가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이 논란을 낳았다. '재판은 곧 정치'라며 법관의 정치적 성향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법관의 독립'이라는 게 요지다. 당시 논란의 주인공은 국제인권법연구회(이하 인권법연구회) 소속의 오현석 판사다. 오 판사는 '재판과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의미에서 재판은 곧 정치라고 말해도
【 청년일보 】 빚을 지고 사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채권자는 상전(上典)보다 잔인하다. 상전은 육체를 혹사시킬 뿐이지만 채권자는 체면과 위신을 짓밟는다”고 말했다. 중국 청나라의 호림익(胡林翼)이라는 사람은 "빚을 안고 있으면 마치 뼈에 종기가 붙어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빚을 갚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은 많다. 혹독하고 잔인한 빚 독촉은 물론 자살 등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도 생긴다. 이들의 상당수는 자산은 물론 정보가 부족한 경제적 약자일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빚의 탕감은 인권(人權)을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어느 누구도 빚 때문에 인권을 유린당하고,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빚에 짖눌린 사람들을 부담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란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강도 높은 채권 추심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워진다. 설사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노력의 대가를 궁핍한 본인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기보다 빚을 상환하는 데 쓰면 열심히 노력할 유인이 사라지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처럼 빚의 후유증이 초래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는 사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아예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였다. 반면 월 평균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9.9%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이 40% 밑으로 주저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0년까지만 해도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50.7%에 달했다. 10년새 10.8%포인트나 급감한 것이다.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 2011년 이후 42.8%~50.1% 사이의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이 박스권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사실 사교육비 지출의 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이미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소득층 가구는 한 달 평균 50만4000원 가량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반면 저소득층 가구는 9만9000원을 지출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
【 청년일보 】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부동산 정책 수술에 들어갔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인하,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 조절, 대출 규제 완화가 주요 대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흔히 '종부세'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다. 부동산 세제 중에서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도입됐다. 당시 노무현 정부가 재산세를 강화하려고 하자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강남구 등이 재산세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무력화를 시도했다. 이에 지방세인 재산세 대신 지방자치단체가 손댈 수 없게 국세인 종부세를 신설한 것이다. 당초 노무현 정부는 종부세를 인별 과세했다. 그러자 배우자에 대한 증여가 늘어났다. 예컨데 인별 과세의 경우 부부가 각각 공시가격 5억원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남편이나 부인이 각각 보유한 주택은 과세 기준인 9억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별 합산을 하면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 이상인 10억원이므로 종부세를 납부해야
【 청년일보 】 한진그룹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주)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쟁을 겪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지가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것이었음에도 3세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아직도 여진(餘震)이 남은 상태다. 우리나라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은 낯설지 않다. '왕자의 난' 혹은 '형제의 난'이라고 이름 붙은 경영권 분쟁을 한두 번 겪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성년후견' 청구가 새로운 분쟁 카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한국타이어가(家)다. 성년후견은 질병ㆍ장애ㆍ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다.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7월 30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상대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감독인을 선임해 달라고 심판을 청구하면서 본격화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거쳐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조양래 회장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 외에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그리고 차
【 청년일보 】 디지털 화폐는 컴퓨터 또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되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화폐를 통칭한다. 전자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모두 포함된다. 전자화폐는 IC칩이 내장된 카드나 정보통신망과 연결된 PC 등의 전자기기에 전자기호 형태로 화폐적 가치를 저장했다가 상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전자지급 수단을 말한다. 신용카드‧체크카드‧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가상화폐는 발행 주체가 일반기업이다. 도토리, 멤버십 포인트, 쿠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금전적 가치는 있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한정돼 사용되는 것으로 현금화할 수 없다. 전자화폐는 금융회사, 가상화폐는 발행 기업이 관리하고 가치를 보증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가치가 고정돼 있지 않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한다. 특히 관리하는 주체가 없이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블록체인(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실물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발행한다.
【 청년일보 】 2000조원에 육박하는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이 연금충당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9일 공개한 국가결산 자료를 보면 2020회계연도 말 기준 국가부채 규모는 1985조3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연금충당부채가 1044조7000억원으로 52.4%를 차지했다. 절반이 넘는 셈이다. 지난 한 해 늘어난 국가부채 241조6000억원 중에서도 100조5000억원이 연금충당부채였다. 늘어난 국가부채의 41.5%가 연금충당부채였던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111조6000억원 어치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국가부채 증가 요인이었지만 연금충당부채 증가분 역시 이에 못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나라빚 2000조원, 그리고 연금충당부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나면서 국가부채가 증가된 부분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1년 발생주의 회계 도입에 따라 연금충당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해 회계장부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 부채의 성격이 국채와 같은 확정 부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해명에 나서고
【 청년일보 】 3대 세습을 넘어 김씨 왕조의 영구집권을 꿈꾸는 김정은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의외지만 전근대적 수단으로 보이는 확성기와 일명 '삐라'로 불리는 전단이다. 북한이 보유한 최대의 대남 비대칭 전력이 핵과 미사일이라면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북 비대칭 전력은 확성기와 전단을 중심으로 한 대북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늘의 날씨 같은 사소한 정보는 물론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정보까지 거침없이 내보내는 확성기는 최전방에 근무하는 북한군 신세대 병사들을 동요시킬 수 있다. 주체사상과 우상화 교육 등으로 세상물정 모르고 입대한 병사들에게 외부 세계의 뉴스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탈북자 출신인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가장 먼저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온 사람이다. 지난 2003년 10월 처음으로 전단을 날렸던 이 단장은 2005년 7월 전단 살포를 위해 대형풍선을 발명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원자탄으로도 깰 수 없는 '폐쇄 북한'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력적인 폭탄은 북한 주민들을 깨우치기 위한 종이, 즉 값싼 전단이라고 말한다. 그는 "폐쇄가 강하면 강한 만큼 정보에 대한 갈망도 강하다"면서 "전단의 엄청난 위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
【 청년일보 】 우리나라 그룹의 지배구조는 독특하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까지 대부분의 그룹은 특정 업종의 수직계열화는 물론 비즈니스 간 연계가 거의 없는 사업까지 함께 영위했다. 돈 되는 사업은 다 하는 소위 문어발 확장이 대세였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풍토는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상호출자 또는 순환출자로 연결된 복잡한 지배구조는 여전히 남아있다. 상호출자는 두 회사가 서로 출자해서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손 쉽게 자본금을 늘려 대출 등에서 이익을 꾀하는 편법이다. 순환출자는 상호출자의 확장 버전이다. 3개 이상의 기업에서 출자한 자본금이 돌고 돌아 원래 기업으로 돌아오는 형태다. 우리나라 그룹이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 것은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상황에서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자본가, 즉 그룹 오너들이 자본을 축적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부로부터의 수혈(차입)을 통해 자본을 공급받았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기 전 우리나라 그룹의 부채비율이 대단히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차입만으로는 부족한 자본을 채울 수 없었다. 자금은 필요하고 경영권은 유지하고 싶었던 그룹 오너들이 활용한 레버리지 수단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