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보안 전문 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 통일정책포럼 발제문처럼 위장한 해킹 공격이 발견돼 관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위협 사례는 새 정부의 대북통일정책 방향을 진단하고 남북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준비된 통일정책포럼 관련 내용처럼 위장됐다. 실제 해당 포럼은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되며, 외교·안보·통일 및 대북 분야 전문가들이 발표 및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공격에는 전형적인 이메일 피싱 수법이 활용됐는데, '동북아 신 지정학과 한국의 옵션.hwp' 문서가 클라우드 첨부파일로 있는 것처럼 화면을 구성했고, 실제 포럼 행사에 발표자로 참석하는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가 보낸 것처럼 사칭했다.
만약 수신자가 해당 첨부파일을 클릭하면 해외에 구축된 피싱 사이트가 나타나고, [클라우드 파일을 다운하시려면 인증이 필요합니다.]라는 안내 메시지를 띄워 피해자로 하여금 의심을 덜 하도록 만든다. 이어 사용 중인 포털 이메일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유도한다.
피싱 사이트로 사용된 'kakao[.]cloudfiles[.]epizy[.]com' 주소는 얼핏 보기에 포털 클라우드 첨부파일 링크로 무심코 넘길 수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무관하다. 피싱에 사용된 'epizy[.]com' 도메인은 '인피니티프리'로 알려진 해외 무료 웹 호스팅 서비스 주소로 북한 연계 피싱 공격 사례에서 지속 발견되고 있다.
이번 피싱 주소와 유사한 형태로 ▲naver[.]cloudfiles[.]epizy[.]com ▲snu[.]cloudfiles[.]epizy[.]com ▲korea[.]onedviver[.]epizy[.]com ▲yonsei[.]onedviver[.]epizy[.]com 등이 발견된 바 있다. 주로 국내 포털 회사나 특정 대학교의 도메인처럼 사칭한 것이 대표적으로, 대학교 주소처럼 위장한 경우 주로 외교·안보·통일 분야 강단에서 활동하는 교수진의 이메일을 집중 공격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들어 악성 DOC나 HWP OLE 기반의 지능형지속위협(APT) 공격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대용량 파일이나 클라우드 기반 첨부파일처럼 조작한 이메일 피싱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만큼, 유사한 보안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이용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분석에 의하면, 해외 무료 웹 호스팅을 악용한 공격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 사용 중이며, 주로 북한이 연계된 '페이크 스트라이커' 위협 캠페인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인피니티프리 외에도 다양한 도메인 주소를 제공하는 '웹프리호스팅'이라는 해외 서비스도 번갈아 가면서 사용 중이다.
이러한 공격의 최근 공통점은 비밀번호가 유출된 직후 실제 정상적인 문서를 내려보내 준다는 점인데, 그로 인해 피해자는 자신의 해킹 여부를 쉽게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갈수록 피해 범위 확대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ESRC에 따르면 이번 공격 역시 비밀번호 입력 과정 이후에 특정 구글 드라이브 주소로 변경해 문서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이와 유사한 공격에서 발견된 악성 및 정상 문서들의 마지막 저장 정보에 'kisa' 이름이 공통으로 사용된 것이다.
kisa 이름이 사용된 여러 위협 사례들이 전부 북한 소행으로 지목된 페이크 스트라이커 캠페인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어, 현재 어떤 의도를 가진 공격인지 면밀한 관찰과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종현 ESRC 센터장(이사)은 "6월에도 北 소행으로 지목된 사이버 안보위협은 외교·안보·통일·국방 분야를 넘어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민간인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를 노린 북한 배후 모바일 공격까지 보고되고 있어 사이버 보안 강화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